“위안부 기림비 제막 말라”… 日, 美지자체에 공식 서한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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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언시티 “답변않고 무시하기로”… 위안부 영어연극도 예정대로 공연

8월 4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관문인 링컨터널 입구에 세워질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동아일보DB
8월 4일 미국 뉴욕 맨해튼의 관문인 링컨터널 입구에 세워질 일본군 위안부 기림비. 동아일보DB
미국 뉴저지 주 유니언시티가 다음 달 4일 뉴욕 맨해튼 인근 링컨터널 입구에 세울 예정인 기림비에 대해 일본이 외무성 차원의 공식 항의서한을 보내며 저지 활동에 나섰다. 이 기림비 설립은 미 기초자치단체가 여성 인권 문제 차원에서 추진한 첫 사례여서 미국 사회에서 주목을 받아 왔다.

22일(현지 시간) 유니언시티 및 한인단체 관계자들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이 기림비 제막식 소식이 동아일보에 상세히 보도된 직후인 이달 중순 브라이언 스택 유니언시티 시장 앞으로 항의서한을 보냈다. 그 요지는 ‘위안부에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위안부는 한일 간 특수한 이슈이다. 보편적 여성의 인권 침해로 다뤄질 사안이 아니다’라는 내용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니언시티는 시 자문변호사단에 이 서한 내용을 검토하게 하고 ‘8월 4일 제막식을 예정대로 진행해도 되는지’ 등을 논의했다. 그 결과 유니언시티는 “기림비는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으며 일본의 서한에는 응답하지 말고 무시하자”는 대응 기조를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인 단체 관계자들은 “일본 정부는 기림비뿐만 아니라 위안부 문제를 다룬 최초의 브로드웨이 영어 연극인 ‘컴퍼트(comfort)’에도 상당한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연극의 제작자이자 배우인 루치오 페르난데스 유니언시티 시의원은 22일 “8월 4일 기림비 제막식과 연극 ‘컴퍼트’의 맨해튼 링컨센터 공연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 자료에는 “위안부 피해자인 이옥선, 강일출 할머니의 직접 증언도 있을 예정”이라며 두 할머니의 사진까지 첨부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두 할머니는 22일 로스앤젤레스 시내 캘리포니아 주 연방지법 앞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일본 정부는 우리(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죽어서 사라지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계 주민들이 이 법원에 ‘글렌데일 시의 일본군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해 달라’는 소송을 제기한 것을 비판하는 자리였다. 두 할머니는 “철모르는 어린 여자들을 데려가 끔찍한 짓을 한 일본으로부터 항복을 받아낼 것”이라며 “미국 정부와 시민들도 위안부 피해자에게 관심을 많이 갖고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위안부 기립비#유니언시티#컴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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