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소치 ‘위대한 도전’] 초보자 재미들이기엔 스켈리턴이 최고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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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적 느리고 썰매 뒤집힐 위험 적어… 누워 타는 루지, 빨라서 가장 공포
봅슬레이 썰매, 제조기술 극비사항
미국, 獨 BMW 제품으로 성적 쑥쑥

‘썰매 3총사’인 봅슬레이와 스켈리턴, 루지는 같은 듯 다르다. 세 종목은 같은 경기장을 사용한다. 달리면서 스타트를 하는 봅슬레이와 스켈리턴은 같은 곳에서 출발한다. 하지만 루지는 출발 손잡이를 이용해 썰매를 밀기 때문에 출발 장소가 다르다. 봅슬레이는 차를 타고, 스켈리턴은 엎드려 타며, 루지는 누워 탄다.

○ 무섭다고? 재미있는 스켈리턴

썰매 종목은 빙판 위의 포뮬러원(F1)으로 불린다. 그만큼 빠르다. 가장 무섭다고 여겨지는 종목은 스켈리턴이다. 지면에 닿을 정도로 바짝 엎드린 상태로 얼음을 타고 내려와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27일 강원 평창군 알펜시아리조트에서 열린 훈련 공개장에서 만난 스켈리턴 대표팀의 윤성빈(20·한국체대)은 “처음 탈 때부터 무섭다기보다는 재미있었다. 다만 내려오면서 여기저기 부딪치다 보니까 많이 아팠을 뿐”이라며 “세 종목 가운데 속도가 가장 느릴 뿐 아니라 중심이 낮아 썰매가 뒤집힐 위험도 낮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종목은 루지다. 루지의 썰매 날은 스케이트 날처럼 얇아 조종에 민감하게 반응할 뿐 아니라 속도도 빠르기 때문이다. 누워서 타는 바람에 시야를 확보할 수 없다는 점도 공포를 배가시킨다.

루지와 비슷한 속도를 내는 봅슬레이는 파일럿의 조종 실수나 팀원 간 호흡 불일치로 부상할 위험이 가장 높다. 세 종목 모두 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는 강광배 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부회장은 “선수 생활을 하면서 딱 2번 응급실에 실려 간 경험이 있는데 두 번 모두 봅슬레이를 타다가 전복되는 바람에 크게 다쳤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에는 동호인을 상대로 썰매를 경험하게 해주는 곳이 있는데 일반인도 스켈리턴은 2, 3일이면 쉽게 탈 수 있다. 반면 루지는 4, 5일, 봅슬레이는 열흘가량이 걸린다”고 설명했다.

○ 평창에서는 국산 봅슬레이 탄다

봅슬레이·스켈리턴 대표팀이 27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내 스타트훈련장에서 소치 겨울올림픽 선전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용 봅슬레이 대표팀 감독은 “기대를 많이 하지만 이제 3년 된 선수들이 금메달을 딴다면 다른 종목 선수들이 억울할 것 같다. 소치 올림픽에서는 중위권에 올라선 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는 그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설 연휴를 가족들과 보내며 휴식을 취한 뒤 다음 달 1일 소치로 떠난다. 평창=변영욱 기자 cut@donga.com
봅슬레이·스켈리턴 대표팀이 27일 강원 평창 알펜시아 리조트 내 스타트훈련장에서 소치 겨울올림픽 선전을 다짐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용 봅슬레이 대표팀 감독은 “기대를 많이 하지만 이제 3년 된 선수들이 금메달을 딴다면 다른 종목 선수들이 억울할 것 같다. 소치 올림픽에서는 중위권에 올라선 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는 그 기대에 부응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은 설 연휴를 가족들과 보내며 휴식을 취한 뒤 다음 달 1일 소치로 떠난다. 평창=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장비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종목은 봅슬레이다. 봅슬레이 강국 독일은 썰매의 비밀을 절대 공개하지 않는다. 이용 봅슬레이 대표팀 감독은 “독일은 썰매 날만 해도 100종류나 갖고 있다. 얼음 온도에 따라 날을 달리 사용한다. 또 자기들이 사용한 썰매는 다른 나라에 팔지 않고 아예 폐기 처분한다”고 말했다.

독일처럼 최상급 썰매를 사용하는 나라로는 미국과 캐나다, 네덜란드 등이 있다. 특히 미국은 독일 자동차 메이커인 BMW가 만들어 준 썰매를 사용해 최근 몇 년간 성적이 부쩍 좋아졌다.

한국 대표팀은 캐나다와 네덜란드가 합작해 만든 ‘B급’ 썰매를 쓴다. 4인승 새 썰매 구입에 1억8000만 원을 썼다. 그나마 한 대는 중고품을 샀다. 두 대 모두 한 종류의 날을 사용하기 때문에 기상 변화에 대처하기 어렵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 한국은 국산 봅슬레이 썰매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관련 예산을 배정할 예정이고 현대자동차도 국산 썰매 제작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연맹 관계자는 “올해 안에 시제품을 만들어 테스트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평창=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소치 겨울올림픽#봅슬레이#스켈리턴#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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