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우리가 만든 위성… 우주강국 꿈 쏘아올려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9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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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대 항공우주공학과 ‘스탭큐브랩’
2013큐브위성 경연대회서 우수팀 선발… 2015년 러시아서 로켓에 위성 실어 발사

조선대 항공우주공학과 큐브위성개발팀 ‘스탭큐브랩’ 회원들. 이들은 ‘2013 큐브위성 경연대회’에서 우수팀으로 뽑혀 자체 제작한 위성을 우주에 쏘아올리는 기회를 갖게 됐다. 아래쪽 사진은 초소형 큐브위성. 조선대 제공
조선대 항공우주공학과 큐브위성개발팀 ‘스탭큐브랩’ 회원들. 이들은 ‘2013 큐브위성 경연대회’에서 우수팀으로 뽑혀 자체 제작한 위성을 우주에 쏘아올리는 기회를 갖게 됐다. 아래쪽 사진은 초소형 큐브위성. 조선대 제공
1999년에 상영된 ‘옥토버 스카이’(10월의 하늘)라는 영화가 있다. 미국 웨스트버지니아 주의 한 탄광촌 아이들이 냉전시기인 1955년 소련의 위성 발사에 자극받아 갖은 역경을 극복하고 소형 로켓을 만들어 하늘로 쏘아 올린다는 내용이다. 영화에서처럼 우주를 향한 도전에 나서는 이들이 있다. 조선대 항공우주공학과 큐브위성개발팀원들이다.

조선대 항공우주공학과 4학년 권성철 씨(25)는 2년 후 러시아에서 위성을 쏘아 올릴 꿈에 부풀어 있다. 그는 항공우주공학과 우주기술융합연구실 큐브위성개발팀 ‘스탭큐브랩’ 대표를 맡고 있다. 지난해 9월 결성된 ‘스탭큐브랩’은 이 학과 2∼4학년생 12명으로 꾸려져 있다. 이들이 위성을 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 것은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 주최한 ‘2013 큐브위성 경연대회’에서 우수팀으로 최종 선발됐기 때문이다.

경연대회는 대학생과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우수한 미래 우주개발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지난해 처음 열렸다. 올해는 국내 8개 대학, 10개 팀이 참가한 가운데 7월 4일 1차 경연에서 6개 팀이 선정됐고, 이달 12일 열린 2차 경연에서 조선대 ‘스탭큐브랩’을 비롯해 경희대 ‘시그마’, 충남대 ‘파필리온’이 우수팀에 뽑혔다. 3개 팀은 각각 1억7000만 원을 지원받아 위성을 직접 제작한 뒤 2015년 로켓에 실어 발사하게 된다.

‘스탭큐브랩’이 우수팀으로 뽑히게 되기까지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이들은 지난해 경연대회에서 2차까지 갔다가 떨어졌다. ‘2% 부족’을 느꼈다는 권 씨는 팀원들을 다독여 3월부터 올해 대회를 준비했다. 우수팀으로 선발되려면 ‘비장의 무기’가 필요했다. 그래서 위성에 탑재하는 무충격구속분리장치에 주목했다. 이 장치는 위성과 안테나가 분리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충격을 줄이는 고난도 기술이다. 현재 사용되는 ‘파이로절단방식’은 화약 폭발로 인한 충격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팀원들은 이를 보완하기 위해 열선을 녹여서 안테나를 분리하는 ‘열선절단방식’을 연구해 분리장치에 적용했다. 이 장치는 올해 경연대회에서 극찬을 받았고 현재 특허 출원 중이다.

집광형 태양전지 시스템도 자체 개발했다. 한 팀원이 케이블TV 디스커버리채널을 보다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진행하고 있는 태양광 굴절 연구에서 힌트를 얻어 개발을 제안했다.

이 장비는 궤도를 도는 위성은 태양광을 계속 받을 수 없기 때문에 태양전지판 외부에 굴절 거울을 부착해 에너지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스탭큐브랩’이 만들게 될 ‘큐브위성(CubeSat)’은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10cm인 정사각형 모양으로 무게 1kg 안팎의 초소형 위성이다. 이들은 지상에서 600km 높이의 저궤도에 위성을 쏘아 올려 집광형 태양전지 시스템, 발사 추진체 등 각종 위성 운용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를 검증하게 된다. 채봉건 씨(22·2학년)는 “세계가 깜짝 놀랄 만한 위성을 우주에 쏘아 올려 우주 강국의 위상을 세우고 싶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항공우주공학#조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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