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경제교사’ 김광두, 정부 정책기조와 다른 목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19일 03시 00분


코멘트

“지금은 기업투자 무조건 확대할 때 아냐… 정부가 나서서 투자 돌파구 마련해야”

“지금은 기업들이 투자를 과감히 확대할 때가 아니다. 장기적으로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분야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교사’로 불리는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 원장(사진)이 대통령의 기업정책 기조와 다소 다른 목소리를 냈다. 박 대통령은 11일 제2차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투자하는 분들은 업고 다녀야 한다”고 말하는가 하면 17일 제1차 관광진흥확대회의에는 빨간색 옷을 입고 참석해 “이 옷을 투자활성화복이라고 부를까 한다”며 기업 투자 활성화를 강조하고 있다.

김 원장은 18일 제주 서귀포시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린 제38회 대한상공회의소 제주 포럼에서 강연을 통해 “글로벌 경기회복 속도가 늦고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정부와 국책기관들의 기대와 달리 국내 경제가 상반기(1∼6월)보다 크게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중국의 성장전략 전환, 일본의 엔화 약세 정책 등이 국내 실물경제와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기업더러 무조건 투자를 늘리라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한 뒤 “기업이 투자하려면 물꼬를 터줘야 하고 돌파구를 마련해야 하는데 이는 정부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기업에 무턱대고 투자를 촉구하기보다 정부가 앞장서야 한다는 의미다. 그는 공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려 건축, 소프트웨어, 전자제품 수요를 확대하거나 하수도시설과 같은 재난재해시설의 투자를 늘리는 방안을 제시했다.

대기업과 정치권의 반성도 촉구했다. 김 원장은 “강남의 한식집, 일식집도 재벌이 직접 한다. 대기업들의 행태가 지나치게 안하무인이어서 반성이 필요하다는 측면에서 경제민주화 논의가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가장 곤란한 내용의 경제 입법을 한 국회의원의 점수를 매겨 국민에게 공개하자”며 정치권의 무분별한 경제 입법 활동도 함께 꼬집었다.

서귀포=박창규 기자 kyu@donga.com
#김광두#기업투자#정부 정책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