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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희뿌연 화면에 배어나는 한강의 고독

입력 2013-06-18 03:00업데이트 2013-06-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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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충현 화가 ‘살풍경’ 전
일상적 풍경에 시적 정취를 담아내는 화가 노충현씨의 ‘여름의 끝 3’. 국제갤러리 제공
전시 제목은 ‘살풍경’이지만 그림들은 살풍경하지 않다. 한강시민공원 주변의 편의점, 산책로, 수영장 등 일상 경관을 소재로 했음에도 시적 정서와 아련한 감성을 자극한다. 작가의 경험과 기억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심리적 풍경이기 때문이다.

화가 노충현 씨(43)가 한강 풍경을 담은 회화 25점으로 개인전을 열고 있다. 한적한 강변의 정취를 장마철과 밤, 눈 덮인 풍경으로 나누어 선보였다. 영국 화가 피터 도이그, 벨기에 화가 뤼크 티망이 개척한 구상 회화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고유한 개성을 살려낸 작품들이다.

그는 사진을 회화에 이용하는 작업 방식을 선호한다. 카메라를 들고 다니며 이미지를 무작위로 채집한 뒤 사진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부분을 찾으면 캔버스로 옮긴다. 풍경의 선택 기준은 모호하고 자의적인데 자신의 마음에 충실한 주관성이 ‘노충현 회화’의 비밀스러운 매력으로 작용한다.

흐릿하면서 그림자의 음영이 없고 색채의 빛이 바랜 듯한 그림들은 감정과 표현이 절제돼 있다. 어딘지 낯익은 공간인데 구체적 상황과 장소적 특성을 명확히 드러내지 않기에 몽환적이다. 예민한 회화적 시선으로 풍경에 숨은 고독과 여백을 길어 올린 작업이다. 7월 14일까지 서울 소격동 국제갤러리. 02-735-8449

고미석 기자 mskoh11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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