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비상장 계열사 2곳 ‘증여 창구’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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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앤아이레저, 두 자녀 지분 57.8%… 핵심측근 관여… 비자금 거점 의혹도
李회장, 파워캐스트 지분 자녀에 매도

CJ그룹의 국내외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CJ그룹의 비상장 계열사인 씨앤아이레저산업과 CJ파워캐스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두 회사는 이재현 회장의 자녀들이 대주주로 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2006년 6월 자본금 80억 원으로 설립된 회사로 이 회장이 42.11%, 아들 선호 씨(23) 37.89%, 딸 경후 씨(28) 20% 등 오너 일가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설립 당시 각각 16세와 21세이던 두 자녀가 지분을 갖게 된 경위와 매입 자금의 출처가 관심 대상이다.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이 모친인 손복남 CJ그룹 고문에게 받은 500억 원대 무기명채권을 두 자녀에게 증여했다”며 “그 채권이 씨앤아이레저산업 설립 당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증여세와 관련해서 문제가 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씨앤아이레저산업은 주요 사업 목적이 부동산 개발과 투자, 관리 사업으로 돼 있지만 사실상 인천 옹진군 굴업도 레저단지 사업을 위해 설립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CJ그룹의 비자금 운용을 위한 내부 ‘거점’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 회장의 차명재산 관리인으로 CJ그룹 재무2팀장이던 이모 씨 등 최근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이 회장의 핵심 측근들이 이 회사의 운영에 관여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이 씨는 2008년 이 회장의 비자금 170억 원을 불리기 위해 돈을 맡겼던 사채업자 박모 씨에 대한 청부살인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당시 판결문에는 씨앤아이레저산업에 대해 ‘페이퍼컴퍼니’라고 표현했다.

CJ그룹 출신의 한 관계자는 “신생 회사인 데다 규모도 작아 그룹 내부에서도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며 “레저단지 사업은 CJ건설이 할 수도 있는데 이 회장의 자녀 지분을 늘리기 위해 회사를 만든 게 아니냐는 얘기가 돌았다”고 말했다.

2003년 설립된 방송 송출 대행업체 CJ파워캐스트에선 이 회장과 자녀 간의 주식거래가 눈에 띈다. 이 회장은 2009년 8월 19만9000주(19.9%)를 매입했고 곧이어 다시 20만1000주(20.1%)를 매입해 지분을 40%로 끌어올렸다. 이 회장은 2010년 12월 자신이 보유한 40만 주 전량을 선호 씨(24만 주), 경후 씨(12만 주), 동생인 이재환 재산커뮤니케이션즈 대표(51)의 딸 소혜 씨(4만 주)에게 각각 매도했다.

CJ파워캐스트는 CJ시스템즈(60.0%)와 선호 씨(24.0%), 경후 씨(12.0%), 소혜 씨(4.0%)가 100% 지분을 갖고 있다. CJ시스템즈는 CJ㈜와 이 회장이 98.2%의 지분을 갖고 있는 회사다. CJ그룹 관계자는 “주식 매각에 따라 지분이 변동한 것이지 증여는 아니다”라며 “개인 간 재산권을 행사한 것일 뿐이며 자녀들이 무슨 돈으로 주식을 매입했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김범석·장관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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