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허물 벗은 괴물

류현진, 밀워키전 쾌투 첫승
6회 2사까지 6K 3안타 1실점… 2회부터는 노히트노런 막아
직구-커브 위력… 선발 청신호

18일(한국 시간) 열린 밀워키와의 시범경기에서 첫 승을 신고한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이 더그아웃에서 나오고 있다. 다저스는 ‘성 패트릭의 날’을 맞아 푸른색이 아닌 초록색 유니폼을 입었다. 이날은 아일랜드의 성자인 패트릭을 기념하는 날로 초록은 아일랜드의 상징색이다. 사진 출처 류현진 트위터

1회 안타 3개로 한 점을 내줬지만 그 뒤로는 4이닝 넘게 노히트 노런이었다. 특히 3회부터 6회 교체 때까지는 11타자를 상대로 퍼펙트 투구를 과시했다. 미국 메이저리그 LA 다저스 류현진이 시범경기에서 최상의 피칭을 선보이며 선발 로테이션 합류에 강력한 메시지를 던졌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은 18일(한국 시간) 미국 애리조나 주 캐멀백랜치에서 벌어진 밀워키와의 시범경기에서 5와 3분의 2이닝 동안 3안타 1실점 2볼넷 6삼진의 화끈한 피칭을 선보였다. 투구 수는 88개였고 이 중 56개(63.6%)가 스트라이크였다. LA다저스는 11-1로 이겼다.

류현진은 이날 시범경기 첫 승을 거두며 평균자책도 4.41로 끌어내렸다. 피안타율도 0.262로 떨어졌다. 반면 제구력을 측정하는 지표인 삼진(18개) 대 볼넷(6대)의 비율은 3 대 1로 올랐다.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은 삼진 6개를 속구, 커브, 체인지업 등 다양한 구질로 잡아내며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김정준 SBS-ESPN 해설위원은 “류현진이 커브 감각을 되찾으면서 상대팀이 커브를 의식하기 시작했다”며 “커브와 체인지업을 섞어 상대 타자가 결국 바깥쪽 높은 코스에 헛스윙하게 만든 두 번째 삼진은 류현진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기 충분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첫 시범경기 중계를 맡은 ‘다저스의 목소리’ 빈 스컬리 씨(85)는 “류현진이 한 타순 돈 다음 더 강한 면모를 드러냈다. 아주 훌륭한 투구(brilliant pitching)를 선보였다”며 “시속 85마일(136km) 직구에 완급 조절을 한 변화구 등이 좋았다”고 칭찬했다. 올해로 65년째 다저스 중계를 맡고 있는 스컬리 씨는 경기 시작에 앞서 “글쓰기와 젓가락질은 오른손으로 하지만 열 살 때 아버지가 왼손잡이용 글러브를 선물하면서 좌완투수가 됐다”고 류현진을 소개하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이날 “류현진이 지금까지의 피칭 중 가장 인상적인 경기를 선보였다”고 전해 불펜행은 없던 일이 되는 분위기다. 존 매팅리 다저스 감독도 “위기관리 능력이 점차 좋아지는 게 올봄 류현진의 성공 열쇠”라며 힘을 실어줬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매 경기 등판 때마다 공이 좋아지고 있다. 이제 곧 100개를 던질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시즌 준비가 거의 다 됐다는 뜻”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날 경기는 내셔널리그 게임으로 투수가 타석에 나서야 됐지만 양측 감독의 합의로 지명타자제를 실시해 류현진은 타격을 하지 않았다. 또 이날은 ‘성 패트릭의 날(Saint Patrick＇s Day)’이어서 다저스는 푸른색이 아닌 초록색 유니폼을 입었다.

류현진의 다음 등판은 23일 신시내티 경기가 유력하다. 예상대로라면 추신수와 올 시즌 첫 맞대결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황규인 기자 moonsytexas@hot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