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판 휘젓는 흑색선전]대선 D-4… 막판 진흙탕 네거티브 기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5일 03시 00분


朴 “흑색선전과 전면전” 선언한 날, 주변은… 불법 SNS 고발당해
文 “새정치 하겠다” 외쳤지만, 黨인사는… 朴비방 유언비어 유포
朴 “국정원 여직원 미행한 文측, 성폭행범 수법”
文 “인터넷 여론조작 朴측, 알바 실체 드러났다”

겨울비 맞으며 PK 격돌 박근혜 새누리당(왼쪽),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14일 겨울비가 내리는 가운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경남에서 유세 대결을 벌였다. 박 후보와 문 후보가 각각 부산 서면의 천우장 앞과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서 비옷을 입은 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박영대·양회성 기자 sannae@donga.com
겨울비 맞으며 PK 격돌 박근혜 새누리당(왼쪽),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는 14일 겨울비가 내리는 가운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부산·경남에서 유세 대결을 벌였다. 박 후보와 문 후보가 각각 부산 서면의 천우장 앞과 쥬디스태화백화점 앞에서 비옷을 입은 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부산=박영대·양회성 기자 sannae@donga.com
다투어 ‘새 정치’를 약속했던 대선후보 진영이 선거 막판 승패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인터넷을 중심으로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다. 과거에는 거액의 비자금 의혹, 병역 비리, BBK 의혹 등 대형 네거티브가 대선판을 뒤흔들었다면 이번에는 허위 사실이나 악의적인 흑색선전이 끊임없이 온라인 공간에 올라와 실시간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올해 1월부터 SNS를 통해 선거운동 기간 이전이라도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하는 사전선거운동이 무제한 허용됐고, 선거 당일에도 투표 호소 등 다양한 방식으로 사실상의 간접 선거운동이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온라인 공간의 불법적인 선거운동은 추적과 단속이 쉽지 않은 문제도 있다. 8월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으로 인터넷 실명제가 무력화된 후 악성댓글을 막기도 어려워졌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 14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흑색선전과의 전면전을 선언한다”며 “무지한 비방과 네거티브에는 반드시 책임을 묻고 끝까지 밝혀서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 측이 국가정보원의 선거 개입 의혹을 제기하며 국정원 여성 직원을 미행하고 감금한 사건에 대해 “문 후보는 이러고도 ‘사람이 먼저’라고 얘기할 수 있는가. 공당이 젊은 여성 한 명을 집단 테러한 것은 심각한 범죄행위”라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 관계자가 이 여성의 주소를 알아내기 위해 고의로 자동차 충돌 사고를 낸 것은 “성폭행범들이나 사용할 수법을 동원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민주당에 “증거를 오늘 안으로 경찰에 제출해 달라. 이번 사건이 터무니없는 모략으로 밝혀진다면 문 후보는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그러나 바로 이날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박 후보 측 인사가 미등록 사무실을 운영하며 인터넷과 SNS에 박 후보에게 유리한 글을 올리는 활동을 조직적으로 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에 고발했고, 서울중앙지검은 즉각 수사에 착수하기로 했다. 박 후보의 선언이 빛이 바랜 것이다.

문 후보는 경남 거제 유세에서 박 후보가 국정원 선거 개입 의혹 제기를 ‘흑색선전’이라고 비판한 데 대해 “정권 최대 실력자가 수사 중인 사실에 대해 그렇게 말하는 것은 수사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이고 수사하지 말고 덮으라는 것 아니냐”고 반박했다. 또 “엄청난 ‘알바’들이 인터넷 여론조작을 하는데 그 실체의 일단이 드러났다”며 “(박 후보의 기자회견은) 인터넷 여론조작 불법선거운동 사무실이 드러나니 물타기를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 후보는 ‘안철수 후보의 새 정치를 하겠다’ ‘네거티브를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민주당 관계자나 지지자들은 최근 SNS에 확인 안 된 유언비어를 잇달아 올리거나 퍼 나르고 있다.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패널로 4·11총선 당시 막말 파문을 일으켰던 김용민 민주당 노원갑 지역위원장은 13일 트위터를 통해 박 후보가 종교단체인 ‘신천지’와 관련이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나꼼수’는 박 후보의 1억5000만 원 굿판 의혹도 제기했다.

안철수 전 후보는 후보 사퇴 후 “이번 대선이 거꾸로 가고 있다. 흑색선전, 이전투구, 인신공격이 난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막상 문 후보 지원에 나선 후에는 혼탁해진 선거 분위기에 입을 다물고 있다.

김기현·이남희 기자 kimkihy@donga.com
#박근혜#문재인#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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