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클럽피팅이 만병통치약은 아닙니다

  • 동아경제
  • 입력 2012년 12월 4일 0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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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팅마스터 정재욱의 즐거운 골프교실]


‘클럽피팅’이라는 단어가 이제는 외래어로 정착되어 자연스레 불린다. 약 15년 전 즈음, 모 골프잡지사로부터 클럽피팅에 관한 연재를 해 달라는 부탁을 받고 한동안 고민 했다. 클럽피팅이란 외국어를 어떻게 세련되게 한국말로 바꾸어 쓸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었다. 딱히 적절한 번역이 없었기에, 그대로 클럽피팅이라고 쓰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외래어가 되어버렸다.

많은 골퍼들이 각종 매체나 언론, 그리고 인터넷의 글을 통하여 클럽피팅이 무엇인지 알고 있지만, 아직 생소한 단어로 느껴지는 골퍼도 많을 것이다. 그러한 골퍼들에게는 여전히 다소 엉뚱한 전화와 질문을 받곤 한다. “클럽피팅 하는데 얼마에요?”, “클럽피팅 받게 되면 몇 타나 줄어듭니까?”, 또는 “드라이버 피팅하면 지금 드라이버보다 몇 미터나 더 나갑니까?”, “드라이버가 더도 말고, 20미터만 더 나가면 좋겠네요” 등의 질문은 실전에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 들이다.



필자는 지금의 사무실에 자리 잡은 지 13년 째 되어 가는데, 그러한 모든 마술을 다 부릴 줄 알았다면, 사무실이 있는 현재의 건물은 물론 주위의 빌딩 몇 개는 더 구입할 돈을 벌었을 지도 모른다.

프로나 아마추어 골퍼 모두에게 골프피팅은 분명히 필요하다. 클럽피팅의 가장 기본적인 뜻이 ‘사용하고 있는 클럽의 모든 사양을 내게 편안하도록, 또는 적절하도록 바꾸어 주는 과정’이다. 손이 매우 작은 골퍼는 단순히 그립만 바꾸어도 아주 편함을 느낄 수도 있고, 때로는 클럽의 샤프트를 바꾸어야 할 필요도 있게 되며, 아예 맞춤 클럽을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불과 수 년 전까지만 하여도 완제품 업체와 피팅 업체는 확연한 구분이 되었다. 완제품 제조사들은 그들이 연구, 생산하여 판매하는 골프클럽에 손을 대는 피팅의 행위를 타부시 해 왔다. 완제품 클럽에서 샤프트를 뽑으면 클럽이 망가진다는 소리도 있었다. 그런데 이제는 완제품 업체들이 오히려 앞장서서 피팅 서비스를 선도하는 상황이 되었다. 업체들마다 이동식 피팅카를 갖추기도 하고, 직영 피팅센터를 운영하기도 한다. 그만큼 클럽 피팅은 골프 스윙에 중요하다는 반증이다.

클럽피팅의 궁극적인 목적은 물론 스코어를 줄이는 것이다. 그립, 클럽의 길이, 클럽의 무게, 샤프트의 강도, 적정한 로프트 등 클럽의 다양한 사양을 나에게 맞도록 조정하는 작업이다. 올바로 피팅된 클럽은 나에게 편안함을 가져다 주며, 좋은 샷에 반드시 좋은 결과를 가져다 주고, 드라이버의 거리도 더 내 주기도 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완벽한 클럽을 가지고 연습을 게을리 하는 골퍼보다는 열악한 클럽을 가지고 연습에 매진 하는 골퍼의 스코어가 당연히 좋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완벽한 클럽도 연습 없이 약효를 발휘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유저의 노력 없는 마술을 클럽피터가 만들어 내는 것은 아니다.

피팅마스터 정재욱
후지쿠라샤프트코리아 (☏02-548-57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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