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맏형론’ 거둬들인 文, 安에 최후통첩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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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자대결 시사 왜?
후보등록전 단일화 압박… 독자등록도 염두에 둔듯

민주통합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22일 “후보 등록일(25, 26일)까지 단일화 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저로서는 후보 등록을 안 할 방법이 없다”며 “하다하다 (단일화가) 안 되면 국민에게 표로써 저로 단일화해 달라고 할 것”이라고 밝혔다. 3자 대결도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시종 ‘맏형’론을 내세우며 ‘단일화를 위해선 다 받아줄 수 있다’는 점을 미덕처럼 얘기하던 문 후보의 그간 태도와는 거리가 멀다.

이처럼 문 후보의 변화한 태도에 대해 정치권에선 문 후보가 안철수 후보에게 최후통첩을 보낸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교착상태에 놓인 단일화 협상의 돌파구를 찾기 위해 두 후보가 직접 만났음에도 성과가 없자 독자 후보 등록 후 여론의 힘으로 안 후보를 주저앉히겠다는 뜻 아니겠느냐는 것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문 후보가 후보 등록 마감 시한인 26일까지 안 후보와 협상이 순조롭게 끝나지 않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동생의 응석을 받아주는 제스처를 취했던 문 후보의 태도 변화는 치고 나가는 스타일이 여론의 호응을 받았다는 자신감에서 기인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문 후보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질문의 내용과 관계없이 지지율이 상승세다.

문 후보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도 ‘3자 대결은 필패구도가 아니냐’는 질문에 “그렇더라도 민주당이 제 공천(후보 선출)을 취소하지 않는 한 방법이 없다. 저한테 뭐라고 하시지 말라”며 “어쨌든 저한테 전권이 있는 게 아니다. 저는 민주당의 후보라 당원 의사를 존중해야지, 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투표용지 인쇄 작업이 시작되는 12월 10일이 마지노선이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그런 가능성을 생각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대선후보 등록일 전 반드시 단일화에 응하라는 메시지를 안 후보에게 보낸 것이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문 후보가 야권 단일후보를 자신에게 넘기라며 압박하는 것”이라며 “점점 야권 단일화가 치킨게임으로 흐르면서 공멸의 길로 가고 있다. 문 후보는 10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결단을 돌이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수진·이남희 기자 jin0619@donga.com
#안철수#문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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