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탑재 北 탄도미사일, 30분 안에 없앤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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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 안보협의회 주요 내용

한국과 미국은 24일 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맞춤형 억제전략’과 ‘공동 제거체계(킬 체인)’라는 2개의 카드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철저히 봉쇄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2015년 말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으로 해체되는 한미연합사령부를 대신할 새로운 지휘협조기구를 신설하기로 했다. 임관빈 국방부 정책실장은 “이번 합의로 핵과 재래식무기 등 북한의 모든 위협에 대응하는 전방위적인 한미동맹 체제를 구축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 북핵 유형별 맞춤형 억제전략 구축


한미 양국은 유사시 한국을 겨냥한 북한의 핵 위협 유형을 구체적으로 분류해 각각의 유형에 가장 적합한 대응전략을 2014년까지 수립하기로 했다. △잠수함을 이용한 핵무기 발사 △소형화에 성공한 핵탄두(1t 이하)를 탑재한 미사일 공격 △항공기를 이용한 핵무기 투하 등 각종 시나리오를 상정해 최적의 대응방안을 마련한다는 얘기다. 여기엔 미국의 핵우산과 정밀타격무기 등을 어떤 방식으로 사용할 것인지도 담길 예정이다.

양국은 맞춤형 억제전략을 마련하기 위한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TTX)을 올해 12월 미국 핵무기 개발의 산실인 로스앨러모스국립연구소에서 실시하고 같은 달 미국 해군대학원에서 고위급 세미나를 개최하기로 했다. 임 실장은 “북한의 핵 위협에 맞서 미국이 핵우산 등을 한국에 제공한다는 선언적 수준을 넘어 그 구체적인 운용 절차와 방법을 양국이 함께 확인하고 협조하는 체제를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 북한 탄도미사일 30분 안에 파괴

양국은 이달 초 타결된 미사일지침 개정의 후속조치로 북한 전역의 차량탑재 탄도미사일을 탐지(1분)→식별(1분)→결심(3분)→타격(25분)할 수 있는 ‘킬 체인’을 2015년까지 구축하기로 했다. 목표물 발견부터 제거까지 30분 안에 끝내겠다는 얘기다.

북한의 차량탑재 탄도미사일은 발사 직후 신속히 대피할 수 있어 위협적인 기습 전력으로 평가돼 왔다. 군 관계자는 “통상 북한의 차량탑재 탄도미사일이 갱도에서 나와 실제 발사까지 1시간 20분가량이 걸린다”며 “킬 체인이 구축되면 거의 모든 차량탑재 탄도미사일을 제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킬 체인 가운데 ‘결심과 타격’은 한국군이 맡는다. 미사일지침 개정으로 한국군의 탄도미사일 사거리가 대전 이남에서 북한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800km까지 늘어났기 때문이다. ‘탐지와 식별’은 첩보위성과 고(高)고도 정찰기 등 미국 정보자산의 협조를 받게 된다.

아울러 한미 양국은 한국군의 탄도미사일 요격능력 향상을 위해 신형 패트리엇(PAC-3) 요격미사일 도입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 연합사 대체할 지휘협조기구 신설

한미연합사와 같은 기능의 새로운 지휘협조기구 신설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전작권 전환과 연합사 해체 이후 초래될 전쟁수행 능력에서의 차질을 양국이 인정하고 그 대안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2015년 12월 전작권이 한국군으로 전환되고 연합사가 해체되면 ‘한국(합참) 주도, 미국(한국사령부·KORCOM) 지원’ 방식의 전쟁수행 체계가 구축된다. 한미 양국이 각자 사령부를 만들어 이원화된 지휘체계로 전쟁을 치른다는 의미다.

그간 국방부는 한미가 독자 사령부 체제로 가더라도 제대별, 기능별로 10여 개의 ‘군사협조기구’를 만들어 일사불란한 지휘와 긴밀한 협조가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군은 이번 SCM이 끝난 뒤 내년 상반기까지 ‘지휘협조기구’를 만들 방침이라고 밝혔다.

결국 군사협조기구는 협조 차원일 뿐 연합사 같은 지휘통제기구가 아니어서 일사불란한 전쟁 지휘와 미군 증원전력 전개에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군 안팎의 지적을 수용한 셈이다. 양국이 사실상 ‘제2의 연합사’ ‘미니 연합사’를 만들기로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 내년 1월 가동

한미 군 당국이 내년 1월 공동 국지도발 대비계획에 서명하면 서북도서와 북방한계선(NLL)은 물론이고 최근 북한이 군사적 타격을 위협한 임진각 등에 대한 도발에 즉각적인 공동 대응이 가능해진다.

당초 양국은 올해 초 대비계획의 서명을 추진했지만 미국 측이 한국군의 공세적 대북 억제 개념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고, 국지도발 때 지원되는 미군 전력의 구체적 운용 방안에 대한 검토가 늦어져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채널A 영상] 한미, 북핵 위협에 ‘맞춤형 억제전략’ 마련키로

워싱턴=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한미 안보협의#탄도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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