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진 아이폰5… 혁신은 없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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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4인치 새모델 공개… 얇아지고 가벼워졌지만 눈에 띄는 새 기능 적어
LTE 특허소송 가능성도


커졌다. 또 얇아지고, 빨라졌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기대한 ‘혁신’은 없었다. 애플은 12일(현지 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 여바부에나센터에서 전 세계에서 몰려든 1000여 명의 취재진 앞에 ‘아이폰5’를 공개했다.

전작(前作)인 ‘아이폰4’보다 세로로 길어졌고, 1.7mm 얇아져 전체적으로 날렵한 모습이었지만 사전에 유출된 이미지와 거의 같아 ‘놀라움’을 안겨주지는 못했다. 외관 외에 속도 등 성능도 개선됐지만 기대에는 못 미쳤다.

아이폰5에 대해 미국 언론과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은 “개선은 있었지만 예전과 같은 혁신은 없었다”는 미온적 평가를 내렸다. 시장의 관측이 대부분 제품에 반영됐고, 새로 등장한 기능은 적어 ‘깜짝 발표’가 주특기였던 애플의 신비주의도 다소 퇴색됐다는 지적이다.

아이폰5는 길어졌다. 가로 길이는 아이폰4S와 같지만 세로가 길어지면서 전체 크기(대각선 기준)는 4인치로 0.5인치 넓어졌다. 기존 아이폰 이용자들이 아이폰5를 쥐었을 때 어색함이 안 느껴진다.

얇아졌다. 아이폰5의 두께는 7.6mm로 아이폰4S에 비해 18% 얇아졌고, 무게는 112g으로 전작보다 20% 가볍다. 삼성전자의 갤럭시S3(133g, 8.6mm)와 다음 주 국내 시장에 나오는 LG전자의 ‘옵티머스G’(145g, 8.45mm)와 비교해도 아이폰5가 가장 가볍고 얇다. 다만 갤럭시S3(4.8인치)와 옵티머스G(4.7인치)가 아이폰5보다 화면이 더 큰 만큼 절대적인 비교는 어렵다.

애플은 갤럭시S3, 옵티머스G와 마찬가지로 아이폰5에서 4세대 이동통신인 롱텀에볼루션(LTE)을 지원한다.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로는 A6 듀얼코어 칩을 선택해 아이폰4S보다 그래픽이 움직이는 속도가 2배로 빨라졌다. 애플은 소프트웨어의 경우 최신 운영체제(OS)인 iOS 6.0 버전을 넣었고, 음성인식 서비스인 ‘시리’도 지원하는 언어 수를 늘리고 보다 사람 말을 잘 알아듣게 개선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새 지도서비스 ‘플라이오버’ 기능도 눈에 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행사장에서 “아이폰5는 우리가 지금까지 만든 것 중 가장 아름다운 제품”이라면서 “아이폰5에 들어간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우리가 이전에 작업했던 그 어떤 제품과도 차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의 반응은 달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아이폰이 ‘이제 지루해졌다’는 비난을 어떻게 피해갈지 걱정스럽다. 애플의 아이폰5가 진화한 것은 맞지만 대약진은 없었다”고 비판했다. 다른 스마트폰에는 있지만 아이폰5에는 들어가지 않은 기능도 있다. 예를 들면 아이폰5에는 근거리무선통신(NFC) 기능이 없다. NFC는 10cm 정도로 가까운 거리에 있는 두 대의 휴대전화 또는 휴대전화와 다른 전자기기가 데이터를 서로 주고받도록 돕는 기술로, 모바일 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에 응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기능과 디자인이 비슷해지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안드로이드와 애플 진영 간의 진짜 싸움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밖, 법정에서의 싸움도 관심사다. 아이폰5가 삼성이 특허에 강점을 갖고 있는 LTE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LTE 특허를 수세에 몰린 애플과의 특허소송에서 반전을 꾀할 카드로 꺼낼 수 있다. 삼성전자는 “지금 당장 결정된 것은 없다”고 했다.

정진욱 기자 coolj@donga.com  
뉴욕=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아이폰5#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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