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싸움’ 방관하는 安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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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 대한 불출마 협박 논란의 파장이 정치권을 강타했지만 하루가 지난 7일에도 안 원장은 아무런 공식 견해를 내놓지 않았다. 자신을 둘러싼 논란을 정치권에 던져놓고도 짐짓 강 건너 불구경 하는 듯한 태도다.

안 원장의 측근인 금태섭 변호사는 6일 기자회견에서 “회견 사실을 안 원장에게 말했고 그에 대해 특별한 말은 없었다”며 안 원장이 회견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인상을 주려 했다. 안 원장 측 유민영 대변인은 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누리당이 밝히고 조치할 일이다. 민주통합당이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렸으니 국회의 진상 규명을 기대한다”고만 말했다. ‘안 원장이 입장을 밝힐 계획이 있느냐’는 물음에도 “국민의 판단을 지켜보겠다”고 했다.

그동안 안 원장은 언론의 검증 공세에도 금 변호사가 페이스북에 만든 ‘진실의 친구들’ 페이지를 통해 대응하는 형식을 취하면서 ‘공식 입장이 아니라 금 변호사가 포함된 자발적 모임이 취재를 통해 사실관계를 알리고 있다’는 식으로 설명해 왔다.

안 원장이 자신과 관련된 문제를 남의 일처럼 대하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준길 변호사가 주장한 뇌물 제공과 여성 문제에 대해 직접 사실관계를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안철수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불출마 협박’ 관련 기
자회견에 나타난 율사 4인방. 왼쪽부터 강인철 조광희 금태섭 변호사, 율사 출신인 송호
창 민주통합당 의원.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6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안철수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불출마 협박’ 관련 기 자회견에 나타난 율사 4인방. 왼쪽부터 강인철 조광희 금태섭 변호사, 율사 출신인 송호 창 민주통합당 의원.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한편 6일 기자회견을 계기로 안 원장을 돕는 율사 4인방의 윤곽이 드러났다.

기자회견을 한 금 변호사와 배석한 강인철 변호사는 검찰 출신이다. 금 변호사는 대검 기획조정부 검사를 지냈다. 안 원장과 알게 된 것은 비교적 최근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법인 에이원’ 대표변호사인 강 변호사는 올 4월 법적 설립 절차를 마친 안철수재단 출범에 깊이 관여했다. 강 변호사는 회견에 배석한 이유를 묻자 “(안 원장 측) 법률가들이 나와서 문제를 제기해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말했다.

함께한 송호창 민주당 의원과 조광희 변호사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출신이다. 송 의원은 참여연대에서 활동할 때 박원순 서울시장과 인연을 맺었고 박 시장이 만든 아름다운재단에서 안 원장이 이사로 활동하면서 안 원장과 알게 됐다. 앞으로 야권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 원장과 민주당 간 창구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조 변호사는 안 원장 지지그룹으로 꼽히는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이 고문변호사로 있는 ‘법무법인 원’ 소속 변호사다.

한편 안 원장은 금 변호사의 회견 하루 전인 5일 경기 부천시의 한 호프집에서 ‘부천 YMCA 좋은 아빠 모임’ 회원인 30, 40대 10여 명을 만나 “소득 불균형을 줄이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말한 것으로 7일 뒤늦게 알려졌다. 안 원장은 이들과 보육과 교육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채널A 영상]‘불출마 협박설’ 후폭풍, 안 보이는 안철수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금태섭#안철수 불출마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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