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강원 이어 충남 민심투어… 안철수, 드디어 안개 밖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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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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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사진)이 전국 민심투어를 다니며 지역별 현안에 대해 의견을 밝히는 등 사실상 대선주자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선 출마 선언이 초읽기에 들어간 듯하다.

안 원장 측은 31일 보도자료를 내고 “안 원장이 전날 충남 홍성군 문당마을을 방문해 마을 주민들과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안철수의 생각’ 출간 이후 국민과의 만남을 갖겠다고 말한 안 원장이 전북(16일), 강원(23일)에 이어 세 번째 지방투어에 나선 것이다.

그는 홍성에서 환경농업단체 대표 10여 명을 만나 “식량안보 측면에서 식량자급률이 떨어지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말하는 등 농촌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어 마을 도서관을 찾아 “진정한 공동체는 조금 속도가 더디더라도 소통하면서 만들어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후엔 경기 수원에 있는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에서 여중생들을 만나 “목표 설정이 중요한 것은 달성해야 하기 때문이라기보다 미래에 대한 방향성을 설정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해주기 때문”이라며 “목표 달성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설명했다.

안 원장은 이번에도 유민영 대변인을 통해 하루 뒤에 방문 사실을 알렸다. 이를 두고 누구보다 ‘소통’을 강조하는 안 원장이 일방적으로 알리고 싶은 것만 선별적으로 언론에 사후 공개한다는 비판이 많다. 인위적으로 이미지 관리를 한다는 것. 이에 대해 안 원장 측은 ‘국민과의 소통을 위한 방문이 미리 알려질 경우 취재진 등이 몰려 제대로 된 소통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안 원장의 연이은 ‘깜짝 방문’은 1년 전 갑작스럽게 대선주자로 떠오른 후 ‘정중동’으로 일관하던 안철수식 행보에서 한발 나아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와 가까운 민주통합당 김효석 전 의원은 31일 한 라디오에서 “(안 원장이) 이제는 입장을 결정해야 할 임계시점에 와있지 않나 생각한다. 본인이 여러 고심을 해왔지만 너무 오래 끌 수 없는 문제 아닌가”라며 “가까운 시일 내에 (대선 출마 선언을)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안 원장이 ‘정치인’으로 본격적인 주목을 받은 것은 딱 1년 전인 지난해 9월 1일 서울시장 출마 결심이 임박했다는 언론 보도 이후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당시 각종 여론조사에서 그는 여야의 유력 후보들을 누르고 1위로 올라섰다.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뒤엔 하루아침에 ‘유력한 대선주자’로 올라섰다. 지난해 11월에는 당시 가격으로 1500억 원 상당의 안철수연구소(현 안랩) 주식 절반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는 기자회견 대신 직원들에게 보내는 짧은 e메일로 대체했다. 7월 ‘안철수의 생각’ 출간과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출연 후에는 대선주자와 같은 행보에 가속도를 붙였지만, 여전히 공식 출마 선언은 미루고 있다.

민주당의 한 인사는 “안 원장은 민주당 대선후보가 확정된 후에도 ‘그래도 내가 꼭 나서야 하는지’라고 말하며 마지막 고민을 할 것 같다”며 “경선 과정에서 민주당이 국민들의 기대를 전혀 채워주지 못하는 만큼 추석 전후 안 원장이 출마 결심을 굳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안철수#민심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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