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5000달러(약 8500만 원)짜리 변기가 설치된 고급 비행기, 교회와 헬리콥터 착륙장까지 갖춘 서울 여의도(2.9km²) 면적 3배 이상 규모의 별장…. ‘현대판 차르’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누리는 ‘초호화 특전’들이다.
러시아 부총리를 지낸 야당 국민자유당 의장 보리스 넴초프와 연대운동 소속 레오니트 마르티뉴크는 28일 ‘갤리선 노예의 생활’이라는 32쪽짜리 보고서에서 이 같은 푸틴의 호화생활을 폭로했다. 푸틴이 2008년 두 번째 대통령 임기를 마치면서 “8년간 아침부터 밤까지 온힘을 다해 갤리선 노예처럼 힘들게 일했다”고 말한 것을 비꼬아 보고서 제목이 붙여졌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이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의 연봉은 11만5000달러(약 1억3000만 원), 올해 대선 때 신고한 개인재산은 17만9612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공관 및 별장 20채와 10억 달러 상당의 비행기 43대를 비롯해 헬기 15대, 대형요트 4대, 시계 11개 등이 대통령 특전으로 주어진다. 모두 국민 세금으로 제공되는 것이다.
스키별장 여름별장 등 9채의 대통령 별장은 2000년 푸틴 집권 이후 새로 지어졌다. 러시아 동북쪽 팔다이 호숫가에 들어선 별장은 무려 9.3km² 규모로 교회 영화관 수영장 볼링장 헬리콥터 착륙장 등을 갖췄다. 비행기 ‘일류신 II-96’은 1800만 달러를 들여 금과 각종 보석으로 객실을 꾸몄으며 7만5000달러짜리 변기를 설치했다. 요트 4대 중 최고급인 ‘올림피아’호는 5층 규모로 수영장, 대리석 욕실 등이 마련됐고 매년 유지비로만 5000만 달러가 든다. 스위스 명품시계 브랜드 ‘블랑팡’, 독일 명품 ‘아랑게운트죄네’ 등 푸틴이 차고 다니는 시계 11개는 판매가격이 총 68만7000달러에 이른다.
보고서는 “2000만 명의 국민은 겨우 먹고살 만큼 버는데 대통령은 뻔뻔하게도 사치스러운 생활을 즐기고 있다”며 “푸틴이 광적으로 권력에 집착하는 이유도 부와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기 위해서일 것”이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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