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가인데… 잘 못 그린다는 콤플렉스 있어” 작가 강풀, 데뷔 10년 북 콘서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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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에서 6월부터 새 작품 연재

만화가 강풀이 지난달 31일 열린 데뷔 10주년 기념 북 콘서트에서 가수 안치환의 ‘얼마나 더’를 열창했다. 대학 노래패 출신인 그는 바로 이 동아리에서 미모의 아내를 만났다고 한다. 웅진씽크빅 제공
만화가 강풀이 지난달 31일 열린 데뷔 10주년 기념 북 콘서트에서 가수 안치환의 ‘얼마나 더’를 열창했다. 대학 노래패 출신인 그는 바로 이 동아리에서 미모의 아내를 만났다고 한다. 웅진씽크빅 제공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는 콤플렉스가 있어요. 그래서 스토리를 더 탄탄하게 만들려고 애쓰죠.”

‘순정만화’ ‘바보’ ‘그대를 사랑합니다’ 등 무수한 히트작을 낸 만화가 강풀(본명 강도영·38). 그는 1회부터 마지막 회까지 이야기를 다 쓴 뒤에야 연재를 시작한다고 했다. 그렇지 않으면 불안감을 느끼는 데다 연재 도중 ‘여론’에 흔들리기도 싫기 때문이란다. “마지막 대사까지 다 써놓은 뒤 시작해요. 연재 중엔 그림만 그리는 거죠. 중간에 결말을 바꾼 적은 단 한 번도 없어요. 앞으로도 그럴 거고요.”

2002년 웹툰 연재를 시작한 이 작가가 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센터K에서 데뷔 10주년 기념 북 콘서트 ‘강풀, 10년간의 순정만화’를 열어 자신의 만화 인생을 돌아봤다. 국내 웹툰 작가로는 처음으로 개최한 북 콘서트에는 초등학생부터 성인까지 300명이 남는 팬이 참여해 데뷔작 ‘일쌍다반사’부터 ‘아파트’ ‘어게인’ ‘조명가게’까지 강풀의 대표작들을 소재로 이야기를 나눴다. 웹툰 ‘이끼’의 윤태호 작가와 ‘신과 함께’의 주호민 작가가 함께했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묻는 질문에 강풀은 “많은 독자가 봐줬으면 하는 작품은 ‘26년’”이라고 답했다. 광주 민주화운동 때 희생된 사람들의 2세가 학살 주범자를 단죄하기 위해 극비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았다. ‘가장 애착이 가는 캐릭터’로는 ‘바보’의 주인공 승룡을 꼽았다. 승룡이가 죽는 장면을 그리면서 그도 ‘바보’처럼 울었다고 했다.

그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지금까지 총 5편(아파트, 순정만화, 바보, 그대를 사랑합니다, 통증)이 나왔다. 하지만 영화의 흥행성적은 ‘그대를 사랑합니다’를 제외하면 신통치 못했다. 그는 “내 만화가 2시간으로 압축된 영화에 맞지 않는 측면이 있는 것 같다”고 나름대로 분석했다.

“영화사가 대개는 원안을 시나리오로 옮기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토로하죠. 제 만화는 스토리가 쫀쫀하게 얽혀 있다 보니 어떤 한 부분을 빼면 전체 이야기가 무너져 버려요. 만화의 감성만 영화로 가져가면 어떨까 싶은데요. 하지만 영화는 영화인의 것이니 응원은 하되 간섭하진 않습니다.”

그는 최근 중이염으로 크게 고생했다. 차기작을 위해 좋아하던 술을 끊다시피 하면서 건강관리를 하고 있다. 6월 미디어 다음에서 새 작품을 연재하는데 ‘순정만화’풍의 멜로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를 ‘좌파’ 만화가로 바라보는 시선이 있지 않으냐고 하자 “나 스스로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다. 너무 오른편에 있는 사람에게 내가 왼편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것일 뿐”이라고 일축했다.

이지은 기자 smiley@donga.com
#강풀#북콘서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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