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커버스토리]김조한 “댄스? R&B? 나 그냥 노래나 부를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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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9일 1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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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전국 투어로 바쁜 ‘R&B 대디’
● 태어나서 이렇게 노래 많이 부른 건 처음
● 하버드 출신 교수 누나, 나는 공부 못했다
● 음악 세계 끝이 없어…아직까지 배우는 학생

김조한 “저는 느끼는 사람이에요. 공연에서 관객들의 에너지와 감정을 느끼죠. 그래서 굉장히 예민하죠. 그게 문제이기도 해요.”
김조한 “저는 느끼는 사람이에요. 공연에서 관객들의 에너지와 감정을 느끼죠. 그래서 굉장히 예민하죠. 그게 문제이기도 해요.”

"제가 요즘 방송에 출연하고 공연을 하면서 보여 드릴 것은 다 보여 드린 것 같아요. 노래하고 춤추고 다해봐서. 그래서 그냥 '나 노래 한곡 부를게' 이런 마음인 것 같아요."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나가수)'에서 화려한 바이브레이션을 자랑하던 김조한은 기교를 뺀 진한 곡 '사랑에 빠지고 싶다'를 11월 10일 공개했다.

그의 말처럼 이번 곡은 꽤 담백하다. 화려한 기교들을 많이 도려냈다. 김조한도 지인들에게도 '네가 아는 나를 버리고 들어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동안 화려한 퍼포먼스에 가려졌던 자신의 진한 소울을 대중들에게 드러내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동안 프로듀서로서, 사업가로서 활동하던 김조한은 자신의 틀을 깨고 4년 만에 가수로서 대중들 앞에 섰다. 현재 전국투어 콘서트와 크리스마스 공연을 앞두고 있는 김조한은 힘들지만 팬을 만날 수 있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고 말했다.

▶ "솔리드 때보다 지금이 더 바빠요."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나가수)' 하차 이후 음반 발매와 콘서트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계시죠?

"사실 제 인생에서 이렇게 노래를 많이 한 적은 처음이에요. 공연에서 이렇게 춤을 많이 추기도 처음이에요. 솔리드로 활동할 때도 이 정도는 아니었어요. 지금이 더 바빠요. 그래서 요즘 따로 체력 관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인순이 씨 보면 항상 에너지가 넘치시잖아요. 나이 들어서도 소울 음악을 잘하려면 지금부터 관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콘서트에서 비트박스와 댄스 등 다양한 퍼포먼스를 하시더라고요

"댄스부터 R&B까지 다해요. 재미있어요. 특히 저는 정해져 있는 공연을 싫어해요. 보통 음악이 3분 50초로 맞춰져 있잖아요. 그런데 저는 이 틀을 깨고 싶어요."

잠시 뜸을 들이던 그는 말을 이어갔다.

"그냥 밴드랑 즉흥적으로 연주를 하다 보면 재미있는 멜로디가 나오고 저절로 음악이 만들어 져요. 그래서 공연할 때도 '여기 이 곡은 엔딩 짜지 말자 어떻게 될지 보자'하고 즉흥적으로 연주를 해요. 그러면 연주 할 때마다 곡이 달라지고. 하다 보면 재미있어요."

-전국콘서트는 처음이신데 감회가 새롭지 않나요?

"전국 콘서트는 처음인데, 서울 공연 두 번하고 부산은 한 번 했어요. 재미있게 했어요. 2012년 1월에는 대구하고 다른 지역서도 공연할 예정이에요. 12월 23일~25일에는 서울에서 공연해요. 공연을 했던 가수하고 안 했던 가수하고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한 공연 한 공연 하면서 얻는 게 있어요. 계산이 안 되죠. 공연을 해야만 나오는 그런 재미가 있는 것 같아요. 저는 그 것을 더 만들고 싶고 느끼고 싶어요. 또 많은 사람들과 함께 호흡을 맞추면서 일을 하다보니 믿음도 생기고요. 그런 믿음과 약속이 정말 좋아요."

“콘서트를 하는데 전체 관객 중에 50대 분들이 30%정도 되더라고요.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났나 싶어요. 그 동안 공백기간이 많았구나 싶고.”
“콘서트를 하는데 전체 관객 중에 50대 분들이 30%정도 되더라고요. 시간이 이렇게 빨리 지났나 싶어요. 그 동안 공백기간이 많았구나 싶고.”

▶ "제 딸은 똑똑한 친 누나를 닮은 것 같아요."

-아내와 자녀분은 공연을 보러 오나요?

"서울에 한 번 왔었어요. 사실 제가 바쁘다 보니 가족을 볼 시간이 거의 없어요. 저는 집에 늦게 들어가고 아침 일찍 나가니까요. 얼굴을 볼 시간이 없어요. 제 딸은 아빠를 텔레비전에서 봐요."

-아빠를 자주 못 봐서 딸이 섭섭해 하겠어요.

"그런데 또 씩씩하게 잘 지내는 것 같아요. 자기 할 일은 자기가 알아서 하더라고요. 공부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사실 저희 집안이 저 빼고 머리가 다 좋아요. 누나도 하버드 대학교에 들어갔어요. 남편도 하버드 대학에서 만났죠. 누나는 하버드를 졸업하고 UCLA 법대 최연소 교수로 재직 중이에요. 저는 도저히 못 따라갔죠. 그 머리가 제 딸에게 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요. 잘하는 것은 잘하더라고요. 얼마 전에 주산 대회에서 상을 받았더라고요. 또 저는 글씨를 잘 못 쓰는데, 딸은 잘 써요. 저보다 나은 것 같아요."

▶ "많은 걸 보여드려서, 그냥 '나 노래나 부를게' 이런 마음 인 것 같아요."

-11월에 미니앨범 '사랑하고 싶다'도 발매 하셨는데, 잔잔한 발라드 곡이더라고요.

"이번 곡은 그냥 스테이크 같아요. 양념을 빼고 그냥 좋은 불에 고기 얹어서 소금으로 간해서 먹는 것 같아요. 고기가 좋다면 그 고기 맛으로 모든 사람들이 감탄을 하잖아요. 그것처럼 저도 기교를 빼고 저 자신을 좀 더 드러낸 것 같아요. 아주 진한 곡이죠."

-곡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어떻게 선택하게 된 건가요?

"요즘 저를 표현할 수 있는 노래가 제가 쓰는 노래인가 아니면 다른 사람한테 받은 노래인가 하고 고민을 했었어요. 그런데 제가 요즘 너무 바빠서 제가 곡을 쓸 시간이 없었어요. 그래서 윤일상 씨에게 곡을 만들어 달라고 했어요. 곡이 완성되는데 2달 정도 걸리더라고요. 다른 곡도 많았는데, 이 곡이 눈에 쏙 들어 왔어요. 노래를 듣는 순간 '이거 내 곡이잖아'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 "저는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하지만 제 마음은 항상 열려 있어요."

-그렇다면 이 곡의 가사가 김조한을 잘 대변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건가요?

"'너무 외롭다. 내 인생을 이토록 화려한데' 가사 중에 이런 부분이 있죠. '설마 내가 이렇게 외로운가?'하는 생각이 들기도 해요. 제가 음악을 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감정이 많긴 해요. 어렸을 때부터 슬픈 코드를 가지고 있었죠. 그러나 저는 나름대로 교회 가서 하느님을 믿고 의지를 하면서 슬픔을 이겨냈어요. 때문에 사람들의 외로움과 슬픔을 충분히 공감할 수 있죠. 하지만 단순히 그 슬픔에 빠져 있으라고 말하고 싶지는 않아요. '다른 사람도 슬프니까 괜찮은 거다 이겨낼 수 있다' 이런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어요."

"또 '사랑에 빠지고 싶다'는 가사는 정말로 다시 사랑을 하고 싶다고 하기 보다는 사랑하는 사람을 처음으로 만났을 때의 그 설렘, 그 좋은 에너지를 다시 느껴보고 싶다는 말 인 것 같아요. 이게 제 인생 스토리라고 볼 수는 없지만 누구나 다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해요."

-상처를 쉽게 받는 편인가요?

"저는 상처를 많이 받았어요. 저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아야 해요. 상처 자체가 막을 수는 없거든요. 사실 저도 혼자서 시간을 많이 보내곤 했는데, 마음의 문을 닫으면 상처를 받지 않지만, 새로운 사람들을 못 만나요. 진정으로 음악을 하는 사람들은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배울 수 있다는 거죠. 그 만남 안에 새로운 에너지나 새로운 것을 배워요. 저는 아직까지 제가 학생이라고 생각해요."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일단 공연을 할 계획이에요. 열심히 노래를 들려 드리고 싶어요. 10년 만에 제대로 팬들과 만나는 것 같아요. 그러나 그 10년이 그냥 지나갔던 것 같진 않고 열심히 음악을 배웠다는 생각이 들어요."

김조한은 미니앨범 활동과 함께 공연도 곧 진행한다. 23일부터 25일까지 이화여자대학교 대강당에서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연다.

글 동아닷컴 홍수민 기자 sumini@donga.com
사진 소울패밀리 프로덕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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