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정재영 “전도연, 남녀 통틀어 최고의 파트너”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9월 29일 15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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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운트다운 시나리오, 보면 볼수록 궁금했다
●죽기 전, 가족들과 세계일주하는 게 꿈
●기자에게 "카운트다운 파이팅 외쳐 달라"

배우 정재영.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배우 정재영.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트위터@binyfafa

카리스마 있는 마을 이장으로 모든 것을 꿰뚫어도 봤다. 실미도에서 독한 훈련도 받아봤다. 수류탄으로 옥수수 밭을 팝콘 밭으로 만들어도 봤고 심지어 서울 밤섬에 표류도 해봤다.

이처럼 때로는 살벌하도록 무서운 카리스마를 뿜고 때로는 엉뚱하면서도 코믹함을 담아내는 그야말로 카멜레온 같은 배우 정재영이 영화 '카운트다운'으로 돌아왔다.

23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그는 카운트다운 개봉을 앞두고 "많이 긴장되고 설레서 마인드 컨트롤 중"이라고 말했다.

▶내 아들 '유민이'에게 제일 미안하죠

그는 영화 '카운트다운'에서 5년 전 아들을 잃고 해리성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채권추심원 태건호 역을 맡았다. 설상가상으로 간암선고를 받고 장기이식을 기다리던 그는 아들의 심장을 이식받은 사기꾼 차하연(전도연)에게 간을 이식 받으려 몸부림치게 된다.

듣기만 해도 고생하는 캐릭터였을 것 같지만 그는 "상투적이지 않은 이야기가 맘에 들었다"라고 말했다. 영화에서 그는 5만 볼트가 전기가 흐르는 충격기를 가지고 다니며 사람들을 때리기도 했고 직접 차를 몰며 시장 이 구석 저 구석을 박으며 위험할 수도 있었던 장면을 찍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가장 힘들었던 부분은 다운증후군을 앓는 아들 역으로 나온 아이와 연기호흡을 할 때였다. 아들 역인 유민은 영화의 핵심인물중 하나로 실제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동을 섭외해 연기를 했다.

정재영은 "아이를 때리는 것 빼곤 심한 짓은 다 했다. 욕도 하고 물건도 던졌다. 쉬는 시간에도 살갑게 대하지 않았다. 나쁜 아빠여야 했다. 나중엔 아이가 나를 피하더라"라고 하며 미안함을 표했고 같은 아빠로서 마음을 아파했다.

▶전도연, 그 친구와 함께 한다면 어떤 작품도 OK!

영화 '카운트다운'에서 그가 가장 고마워하는 사람은 바로 '칸의 여왕' 전도연.

전도연은 '카운트다운'에서 '미스 춘향'이라는 별명을 가진 차하연 역으로 '미스 춘향'의 미모를 이용해 돈을 뜯어내는 사기꾼이다.

정재영은 그를 "남녀 통틀어 내 최고의 파트너"라고 말했다.

"2002년 영화 '피도 눈물도 없이'이후 9년 만에 만났다. 그 사이 존재감이 더 커졌지만 그 친구는 변한 게 하나도 없다. 인기가 많아졌다고 티를 내지도 않고 오히려 더 성숙해졌고 초심을 잃지도 않았다. 그리고 상대배우가 몰입을 잘 할 수 있게 해준다. 그는 천상배우다."

이어 그는 "전도연과는 어떤 작품도 같이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친구가 나랑 하기 싫다더라"라는 농담을 했다. 하지만 "핑클 출신 '성유리'가 정재영씨와 작품을 하고 싶다더라"라는 말에 정재영은 금세 화색을 나타내며 "아 그래요? 성유리씨, 대 환영입니다!" 라고 했다.

▶24시간 팔팔한 민이에게 "약 뭐 먹어?"라고 물어봐

영화 '카운트다운'은 아이돌 그룹 '미쓰에이'의 민이 출연해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다. 민은 전도연이 17세에 낳아 숨겨둔 딸 현지역을 맡았다. 정재영은 "처음에 '미쓰에이' 민이 온다고 해서 이름이 '미쓰에이'인 줄 알았다" 라며 "정말 대단한 친구다"라고 극찬했다.

사실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연기를 도전하는 것에 대해 불편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 배우도 있다. 단지 유명하다는 이유로 캐스팅이 되거나 작품에 대한 열정이 부족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 이에 대해 정재영은 "누가 하느냐는 중요하지 않지만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준비도 안하고 참여하는 건 반대한다. 근데 민이는 달랐다. 준비도 많이 해오고 연기가 타고났다. 그리고 어느 아이돌이 생고생하러 이 영화를 찍으려 하겠나. 민이는 첫 장면부터 엄마랑 맞담배를 폈고, 납치되서 맞고, 바다에 빠졌다. 나 같아도 그 나이엔 절대 안 할 것 같다." 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걸 그룹의 '살인 스케줄'에 혀를 내두르며 "바다에 빠지고 나서 그 밤에 또 스케줄이 있다고 가더라. 오죽했으면 내가 "너 무슨 보약 먹냐?"라고 묻고 싶을 정도였다"라며 "우연히 가요프로그램을 보는데 '미쓰에이'가 나왔다. 민이가 제일 잘하더라" 라고 하며 엄지를 추켜세웠다.

▶내 버킷리스트는 가족들과 세계일주하기

정재영은 영화 '이끼', '글러브'에 이어 '카운트다운' 그리고 차기작 '내가 살인범이다'까지 끊임없이 촬영을 하고 있다. "다작하는 배우다"라는 말에 "그렇게 보이는 거지, 다작하지는 않는다. 2년에 많아봐야 3편까지 밖에 못 찍는다." 라고 했다.

영화를 찍고 나면 새로운 영화를 찍기까지 약 3개월 정도 쉬는 시간이 있다며 그 때는 정말 집에만 '콕' 박혀 있는다. 정재영은 "이번 영화 찍고 나서 한 달 동안 집에만 있었더니 아내가 "좀 나가"라고 하더라"라고 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평소 가족들과 영화관에서 영화를 자주 본다. 특히 애들이 있으니 애니메이션을 많이 보게 된다고. 특별히 가리는 영화가 없는 그는 SF영화는 무슨 일이 있더라도 보는 장르이다. 정재영은 "'지구의 멸망'같은 주제를 다룬 영화는 제작비가 많이 들어서 자주 안 나온다. 그런 영화는 꼭 봐야한다" 라고 말하며 최근에 가장 재밌게 본 영화는 '혹성탈출'이었다고 했다.

그리고 그는 꼭 해보고 싶은 일이 하나 더 있는 데 그것은 바로 가족여행이다. 정재영은 "가족들하고 세계일주를 해 보는 게 내 꿈이자 버킷리스트다. 언제 한번 쉴 때 가족들이랑 못 가 본 곳을 한 군데씩 가봐야겠다" 라고 했다.

그는 인터뷰를 마치며 기자에게 '카운트다운 화이팅'을 외쳐 달라고 했다. 밑의 층에서 전도연과 함께하는 기자들은 그걸 한번씩 했다고 그도 해보고 싶다고 했다. 얼떨결에 큰 소리로 "카운트다운 화이팅"을 외쳤다. 그는 만족스런 표정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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