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에서 온라인 게임 즐기며… 선배와 맥주 마시며… IT업계 이색채용

동아일보 입력 2011-09-28 03:00수정 2011-09-28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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뻔한 면접? 펀한 채용!
넥슨은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서대문구 ‘민들레영토’ 카페에서 채용설명회 ‘잡월드’를 열었다. 인사담당자의 자기소개서 작성 및 면접 관련 특강과 함께 긴장하는 구직자들을 위해 게임존도 마련했다. 넥슨 제공
하반기 채용시즌을 앞두고 정보기술(IT) 업계는 색다른 채용 과정으로 구직자들을 맞고 있다. 구직자와 채용 담당관이 모두 다 정장을 입은 채 서로 마주보면서 심각한 이야기를 주고받던 딱딱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게임존을 설치하거나 맥주파티를 하는 기업도 있다. 이런 모습은 구직자들에게는 채용이 주는 부담감을 덜어주고, 회사 역시 구직자들에게 부드럽고 젊은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다.

넥슨은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서울 서대문구 신촌 민들레영토에서 취업카페 ‘잡월드’를 열었다. 게임회사로서 재미를 추구하는 넥슨의 기업문화를 효과적으로 알리기 위해 대학 강당과 여러 기업이 한곳에 몰려 있는 채용부스를 벗어나 젊은이들이 삼삼오오 즐겨 찾는 민들레영토를 구한 것이다. 그렇다고 내용이 부실한 것도 아니다. 채용 설명회로서 갖출 내용은 다 갖췄다. 일대일 취업상담, 모의면접, 자기소개서 쓰는 법 등의 강의가 빼곡히 짜여 있었다.

특히 취업 상담에 지친 지원자들이 게임을 즐기고 경품을 받을 수 있는 ‘게임존’을 설치해 구직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노트북PC를 가져다 놓은 이 게임존에서는 넥슨의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원래 회사 측은 즉석 게임대회를 열어 다양한 경품도 주려고 했으나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대회를 열지 못할 정도였다. 이날 참석한 대학생 박한진 씨(25)는 “보통 채용박람회에 가면 주눅 들기 마련인데 이곳은 긴장을 덜어주는 여러 장치가 있어 편안한 마음으로 물어보고 싶은 것을 다 물어봤다”고 말했다.

중견 게임개발사인 JCE는 채용 과정에 ‘맥주파티’가 있다. JCE는 매년 ‘JCE적합지수’, ‘제갈공명의 선택’, ‘똘기 충만 메인캐릭터 구함’ 등 독특한 콘셉트로 공개채용을 진행한 바 있다. 올해는 10월 둘째 주부터 서류전형을 통과한 지원자들에게 이 회사 송인수 대표의 강연과 선배와 함께하는 ‘맥주파티’ 이벤트를 연다. 회사는 이 행사를 통해 구직자들의 흥미를 극대화하는 것은 물론이고 JCE만의 열린 커뮤니케이션과 소통의 문화를 드러내며, 구직자들이 게임 개발사의 자유로운 문화를 미리 느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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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식구는 내가 키운다’는 콘셉트로 업무에 필요한 기술을 직접 가르친 뒤 직원으로 선발하는 경우도 있다. NHN과 더존이 대표적이다. NHN은 공개채용 외에 경쟁력 있는 소프트웨어 인력을 발굴하고자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설립했다. 소프트웨어 관련 학과를 졸업한 학생들도 2, 3년간의 재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감안해 경기 성남시 판교에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를 설립해 실무 위주의 교육으로 현장에 필요한 인재를 키울 계획이다.

2013년 신입생 120명을 받기로 했으며 개원 이후 3년간 전교생에게 전액 장학금을 지원한다. 입학생들은 판교 캠퍼스에서 2년간 교육을 받은 뒤 6개월간 현장실습을 하게 되며, 졸업 후 NHN에 입사할 수 있다.

KTH는 직급에 상관없이 좋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프로젝트 매니저(PM)로 임명한다.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본사 OST(Open Space&Talk)룸에서 사원, 대리, 과장으로 이뤄진 PM들이 아이디어 회의를 하고 있다. KTH 제공
강원 춘천시에 본사를 둔 IT 그룹 더존은 지역 대학인 강원대와 협력해 현지 학생들을 채용하고 있다. 강원대 학생들은 재학 중 ‘더존’의 핵심 분야인 ‘전사적 자원관리 솔루션을 활용한 인사·회계, 생산·물류에 대한 강의’를 수강하고 방학 중 현장실습을 한다. 이 과정을 거치고 졸업하면 인턴 과정을 거쳐 취업에 이를 수 있도록 ‘전공 트랙제’를 운영하고 있다.

KTH는 누구나 아이디어를 낼 수 있고, 아이디어가 채택되면 프로젝트 매니저(PM)가 돼 주도적으로 사업을 진행해 나갈 수 있는 제도를 앞세워 젊은층의 마음을 얻고 있다. 일반적인 대기업에서는 사원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아이디어를 제출하고 결재를 받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고, 아이디어가 채택되더라도 사업 추진 및 운영권은 팀장이 갖기 마련이다. 하지만 KTH는 아이디어를 낸 사람의 직급이 사원이거나 대리라도 아이디어만 채택되면 PM으로 임명해 사업 추진 권한을 위임하고 인력과 재원을 투자한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국제적 감각으로 가득 찬 젊은이들을 끌어오기 위해서는 그들이 가진 생각을 최대한 발휘할 기회와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는 생각에서 이 제도를 시작했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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