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당신의 장 건강하십니까]<끝>유산균의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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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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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산균, 장운동 활성화하고 나쁜 세균 증식은 막고…

국내에서 개발돼 특허를 받은 유산균. 왼쪽부터 락토바실루스 브레비스, 락토바실루스 헬베티쿠스, 비피도박테리움 롱검. 한국야쿠르트 제공
국내에서 개발돼 특허를 받은 유산균. 왼쪽부터 락토바실루스 브레비스, 락토바실루스 헬베티쿠스, 비피도박테리움 롱검. 한국야쿠르트 제공
《사람의 몸에는 약 100조 개의 세균이 있다. 무게는 약 1.5kg. 간의 무게만큼 나간다. 세균이 가장 많이 존재하는 곳은 장(腸)이다.장 내부에는 유익한 세균과 유해한 세균이 함께 있다. 사람마다 고유한 숫자와 종류로 이 두 가지가 균형을 이룬다. 유산균은 두 세균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유산균은 살아서 장까지 도달해 정착하면서 면역기능과 장 운동 활성화 등 우리 몸에 유익한 생리활동을 하는 미생물. 유해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면역능력을 조절하는 물질을 생성하도록 한다.》
○ 면역 증강, 노화 억제, 항암성 기능


유산균은 1969년 유산균 발효유 제품이 시판되면서 국내에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신체의 면역 증강, 노화 억제 및 항암성 기능까지 그 효능이 널리 알려지고 있다.

이뿐 아니다. 위궤양을 일으킨다고 알려진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대해서도 유산균이 억제 작용을 한다. 대장암에 유산균이 억제력을 발휘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구제역 파동이 있었던 지난해에는 유산균 사료가 주목을 받았다. 경기 광주에서 구제역 감염 신고가 없었던 이유로 유산균과 구연산을 혼합해서 만든 복합제를 가축에게 먹인 게 주효했다는 얘기가 나온 뒤였다.

또 1986년 체르노빌에서 원전 방사성 물질 누출 사고가 일어났을 때는 방사능으로 인한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유산균 제제를 사용해 면역계통의 기능을 크게 강화시켰다는 소식이 화제가 됐다.

○ 발효유 제품을 통해 섭취 가능


업체들은 발효유 판매 경쟁을 넘어 유산균 자체에 대한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예를 들어 기능성 유산균을 이용한 발효유 제품을 앞다퉈 선보이는 중이다. 기능성 발효유는 다른 국가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서구식 식습관으로 배변 장애를 겪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과민성 대장증후군에 효과가 큰 유산균 제품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장 쉽게 유산균을 섭취하려면 유산균 발효유를 마시면 된다.

매일유업의 ‘퓨어’에 함유된 LGG 유산균은 변비 설사 장염 등 장 관련 질환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G유산균은 1985년 미국 터프츠대 의대의 고르바 교수와 골딘 교수가 장내 질병에 미치는 유산균의 효능과 생리활성 기능에 대해 연구하던 중 뛰어난 생리활성 기능을 지닌 균주를 분리해 내는 데 성공하면서 생산됐다.

○ 김치 먹어도 유산균을 먹는 셈

한국야쿠르트의 발효유 ‘알엔비 밸런스’에 함유된 RBB유산균은 한국야쿠르트가 개발하여 특허를 받은 3가지 유산균 즉 락토바실루스 브레비스, 락토바실루스 헬베티쿠스, 비피도박테리움 롱검을 묶은 명칭이다.

이들 유산균은 대장염 치료와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주성 교수팀이 민감한 대장을 가진 성인에게 RBB유산균이 함유된 제품을 8주간 음용하도록 했더니 배변 시 불편감 등 증상이 57% 정도로 줄었다.

김치도 유산균을 섭취할 수 있는 좋은 식품이다. 적당히 익은 김치는 약간 새콤한 맛을 내는데 숙성 과정에서 유산균이 생긴다. 김치의 유산균은 50일 정도 숙성될 때까지 계속 증가하다가 이후부터는 급격히 줄어든다.

유산균 정장제도 이용할 만하다. 시중에는 분말화한 유산균을 첨가한 제품이 많다. 일부 유아용 분유도 마찬가지다.

(도움말=경희대 약학과 김동현 교수, 단국대 식품영양학과 김우경 교수)

▼감기도 완화 합니다… 유산균!▼

유산균은 기침 같은 감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동아일보 DB
유산균은 기침 같은 감기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동아일보 DB
유산균의 역할은 장 기능을 돕는 데만 국한되지 않는다. 유산균이 지키는 건강의 영역은 폭이 넓다.

독일 키엘에 있는 연방식품영양연구센터는 유산균 제품을 섭취할 경우 감기 증상을 완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고열이 지속되는 시간을 짧으면 6시간, 길게는 하루까지 줄일 수 있었고 증상 자체도 4분의 1 정도로 완화됐다고 한다.

연구팀은 성인 500여 명에게 유산균 보충제와 비타민제, 미네랄 보충제를 매일 복용하도록 했더니 비타민제와 미네랄 보충제만 복용한 그룹에 비해 감기 지속 기간이 이틀 가까이 단축됐다고 밝혔다.

또 실험에 참가한 사람의 감기 증상을 매일 체크한 결과 유산균 보충제와 비타민제, 미네랄 보충제를 함께 복용한 그룹은 두통 기침 재채기 고열 같은 증상이 상대적으로 가벼웠던 것으로 드러났다.

유산균은 간 질환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인체에 효능이 탁월한 유산균에 들어있는 락토바실루스와 비피더스균은 아세트알데히드를 분해하는 능력이 우수하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술과 담배에서 나오는 독소. 유산균은 이 독성을 줄여 간을 지킬 수 있게 한다.

아토피를 예방하는 기능도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비피더스 유산균을 복용한 유아의 아토피가 대조군에 비해서 절반으로 감소했다. 연구팀은 어린아이의 장 면역을 자극하는 능력을 보유한 비피더스 유산균을 개발했다. 이 균이 아토피 항체를 감소시키고 아토피를 예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광주과학기술원 생명과학과 임신혁 교수팀은 2008년 락토바실러스 카제이 유산균이 류머티즘성 관절염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점을 밝혔다. 연구팀은 유산균을 이용해 류머티즘성 관절염 같은 염증성 질환을 부작용 없이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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