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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문화

[윤덕노의 음식이야기]<31>솜사탕

입력 2011-05-03 03:00업데이트 2011-05-0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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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원 갈 때 없으면 허전한… ‘축제의 과자’
솜사탕은 축제의 과자다. 엄마 손잡고 나들이 갈 때, 혹은 놀이공원에서 아이들을 유혹하는 것이 솜사탕이다. 연인들은 축제 때 달콤한 솜사탕을 먹으며 사랑을 속삭인다.

솜사탕이 대중에게 처음 선보인 계기도 축제다. 지금과 같은 솜사탕은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만국박람회 때 등장했는데 축제 분위기의 박람회였다. 옛날에는 귀족들의 파티에서 장식용으로 만들었다가 식후 디저트로 먹었다고 한다. 이런 전통 때문에 지금도 축제 때 솜사탕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

솜사탕의 특징은 기계로 설탕을 실처럼 가늘게 뽑아 솜처럼 뭉쳤다는 점이다. 현재와 같은 솜사탕 만드는 기계는 미국 내슈빌 출신의 치과의사 윌리엄 모리슨과 제과업자 존 와턴이 처음 만들었다. 설탕을 녹여서 돌리면 원심력 때문에 설탕이 실처럼 가늘어지는데 두 사람은 이것을 팬에다 모아 솜처럼 뭉치게 만드는 전동장치를 발명했다. 이것이 솜사탕 제조장치의 효시이며 두 사람은 1899년 1월 31일자로 특허를 받는다. 특허번호는 미국특허 제618428호로 되어 있다.

솜사탕 제조장치를 발명한 두 사람은 1904년 세인트루이스 만국박람회에서 요정의 실(fairy floss)라는 이름으로 솜사탕을 만들어 팔았는데 이것이 크게 히트했다. 만국박람회 입장료의 절반 가격으로 팔았는데도 박람회 기간에 약 7만 개를 팔았다고 나온다. 당시 인구를 고려하면 엄청난 양이었다. 한편 솜사탕(cotton candy)이라는 지금의 이름은 1920년부터 사용하기 시작했다는 것이 미국 제과협회 홈페이지의 설명이다.

그러나 솜사탕의 기원이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다. 모리슨과 와턴이 솜사탕 기계를 발명하기 전까지는 설탕을 녹인 후 손으로 실처럼 길게 뽑았다.

설탕을 녹여서 실처럼 길고 가늘게 뽑아 장식을 하는 것을 스펀 슈거(spun sugar)라고 하는데 1769년의 기록에 이 같은 옛날 솜사탕을 만드는 내용이 남아 있다. 팬에다 물을 붓고 설탕을 녹인 후 끈적거릴 때까지 끓인다. 이어 녹은 설탕용액에 칼을 넣고 기다란 실이 만들어질 때까지 둘둘 말아가며 들어 올리는데 이 과정에서 가느다란 실로 각종 장식을 만든다고 나온다.

18세기 제과업자들은 이렇게 만든 사탕 실(candy floss)로 각종 장식품과 디저트를 만들었다. 가장 인기가 있었던 품목은 부활절 기념으로 만드는 계란과 채색한 설탕으로 뽑은 금실과 은실로 만든 거미줄 장식이었다. 이런 공예품은 지금도 고급 레스토랑에서 볼 수 있지만 현재의 솜사탕은 어쨌든 이런 설탕 공예의 테크닉이 발달해서 만들어진 것으로 보고 있다.

값비싼 설탕 공예품이 솜사탕으로 변해서 대중의 입으로 들어올 수 있었던 것은 설탕 가격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19세기에 접어들면서 유럽의 식민지였던 남미 등에서 사탕수수 재배가 확대되고 또 사탕무의 보급이 늘어나면서 설탕값이 하락해 일반인도 쉽게 설탕을 먹을 수 있게 된다. 그러자 원료 가격이 하락하면서 설탕 공예도 유행했고 덕분에 기계식으로 설탕에서 실을 뽑는 장치까지 개발하게 된 것이 솜사탕이 만들어진 과정이다.

놀이공원에서 아이들이 즐겨 찾는 솜사탕 하나가 우리 입에 들어오게 된 과정에도 꽤나 복잡한 역사가 담겨 있다.

<음식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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