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됐다가 ‘아덴 만 여명작전’으로 구출된 삼호주얼리호 소속 한국인 선원 7명이 1일 귀국길에 오른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족들은 “하루라도 빨리 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은 선원들의 생환을 기뻐하면서도 병상에 누워 있는 석해균 선장(58)의 쾌유를 빌었다.
석 선장의 지시를 받고 엔진오일에 물을 타 해군의 구출작전을 도운 기관장 정만기 씨(58)의 부인 김효점 씨(55·전남 순천시)는 “3년 만에 모든 가족이 함께 설을 보낼 수 있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남편이 풀려난 뒤 몇 차례 전화를 걸어 백일이 채 되지 않은 외손녀의 안부를 묻곤 했다”며 “이번에 귀국해 처음으로 외손녀를 만날 기쁨에 목소리가 들떠 있었다”고 전했다.
조리장 정상현 씨(57)의 부인 김정숙 씨(51·경남 김해시)는 “처음에는 앞이 안 보이고 암담하기만 했는데 이제 마음고생이 끝난 것 같다”며 환히 웃었다. 김 씨는 “남편과 지난달 30일 짧게 통화했는데 ‘안정을 되찾고 있지만 아직 마음이 불안하다. 배 위에 부식이 마땅찮아 걱정이다’라는 말을 들었다. 이제 육지로 나와 비행기에 오른다니 마음이 놓인다”고 했다.
1기사 손재호 씨(53·경북 포항시)의 아들 세욱 씨(23)는 “아버지가 곧 돌아온다는 소식을 얼마 전 어머니에게서 들었다”면서 “이번 설을 가족이 같이 보낼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손 씨의 어머니 문악이 씨(81)는 “아들이 별일 없이 돌아온다니까 설음식을 배불리 먹여야겠다”면서 “아침 뉴스에서 다친 석 선장의 모습을 보고 가슴이 너무 아팠다. 하루빨리 일어나길 기도하고 있다”며 쾌유를 기원했다.
선원 중에서 나이가 가장 어린 3항사 최진경 씨(25)의 아버지 최영수 씨(52·전남 화순군)는 “1주일 전 통화한 이후에는 한 번도 연락이 없어 잘 지내고 있는지 걱정이 많다”면서 “공항으로 마중을 나가 아들의 얼굴을 꼭 보고 싶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어머니 김미선 씨(50)도 “아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만들어 주려고 시장에 다녀왔다”며 “살아 돌아온 아들의 얼굴을 봐야 실감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삼호주얼리호에 의료진으로 승선한 김두찬 씨(61)의 부인 이정숙 씨(56·부산 북구)는 “무사하다니 고맙고 말할 수 없이 기쁘지만 눈앞에 나타나야 안심할 것 같다”며 “남편이 귀국하면 함께 석 선장 병문안을 꼭 가고 싶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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