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 경제]우량실적 발표 앞둔 정유업계 ‘고유가에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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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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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계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할말을 못하고 가슴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치솟는 기름값 때문에 가뜩이나 눈총을 받고 있는 마당에 조만간 2010년 실적을 발표하면 ‘뭇매’를 맞을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정유회사들은 지난해 상당한 호황을 누렸습니다.

여기에 18일 정부가 휘발유 원가정보를 공개하도록 요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정유업계는 “더는 감출 게 없다”면서도 실적 발표로 주가가 오르기를 기대하기 힘들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유회사들의 주가는 13일 이명박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며 치솟는 유가를 지적하고 관계 부처들이 당장 ‘석유가격 점검반’을 구성하자 다음 날부터 곤두박질쳤습니다. 시장이 이를 가격인하 압박으로 받아들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름값의 절반이 세금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주가는 겨우 회복 기미를 보였지만 또다시 고비를 맞게 됐습니다. 실적 발표 때문입니다.

20일부터 SK이노베이션을 시작으로 정유업계는 2010년 경영 실적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지난해 1∼3분기(1∼9월)에는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2.4%, 15.2% 각각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국제 석유제품 가격이 급등했던 4분기 실적까지 집계하면 지난해 전체 실적은 더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정유업계는 할 말이 많습니다. 지난해 호황은 국제유가가 고공행진을 하면서 정제마진이 커졌고, 특히 하반기부터 세계경기가 회복되면서 석유제품 수출이 크게 늘어난 덕이지 폭리를 취한 것은 아니라는 항변이지요.

정부의 휘발유 원가정보 공개 요구 계획에도 정유업계는 “원유가와 석유 운임비, 환율이 다 공개될 뿐 아니라 주유소에 공급하는 휘발유 가격까지 매주 발표하는 마당에 왜 원가를 공개하라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해합니다.

이런 항변을 시장은 어떻게 받아들일지 향후 정유회사들의 주가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강혜승 기자 fi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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