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51명에게 물어보니…“부동산 대세 하락, 불패신화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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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9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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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명 “대세상승 이젠 없을것”

국내 부동산 전문가 2명 중 1명은 지난 50년간 추세적으로 상승을 거듭해왔던 부동산 가격이 이미 하락기에 들어섰거나 조만간 대세 하락 기조에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으로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시기가 끝나가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 집값이 떨어지더라도 1990년대 일본과 같은 대폭락은 없을 것으로 예측했다.

동아일보가 10∼16일 학계, 금융회사, 건설업계의 부동산 전문가를 대상으로 향후 부동산시장 전망에 대한 심층 설문조사를 실시해 응답자 51명의 답변을 분석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 각종 부동산 관련 설문조사에서 ‘부동산 대폭락’을 주장해온 일부 전문가를 제외하고 전문가들의 절반이 대세 하락을 전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962년 제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이 시작된 뒤 50년 가까이 계속돼온 부동산 대세 상승기가 지속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18명은 ‘조만간 끝난다’고 답했고 9명은 ‘이미 끝났다’고 밝혔다. 7명은 ‘현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계속 대세 상승할 것’이라는 전문가는 7명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대세 하락의 이유로 △베이비붐 세대(47∼55세)의 은퇴 △총인구 및 주요 주택구매연령층(35∼55세) 인구 감소 △내 집 소유 열망의 쇠퇴와 같은 인구 및 주택 관련 인식 변화 등을 꼽았다.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면 어떤 양상으로 떨어질 것이냐는 질문에는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면서 장기적으로 하락세를 보일 것’이라는 응답이 12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서히 하락할 것’이라는 의견이 뒤를 이었다. ‘폭락할 것’이라는 응답은 없었다.

또 장기적으로 부동산 하락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 지역은 이미 많이 하락한 지방을 제외하면 △수도권 외곽 △동탄 판교 등 2기 신도시 10곳 △일산 분당 등 1기 신도시 5곳 △강남 3구(강남, 서초, 송파구)를 제외한 서울 △강남 3구 순으로 거론됐다.

다만 내년에 서울 아파트 값이 ‘오를 것’으로 본 사람이 22명에 이르러 응답자의 절반 정도가 ‘반짝 상승’을 예상했다. 특히 이들은 과도한 대출로 고통을 겪는 주택 소유자인 ‘하우스 푸어(House Poor)’들은 주택거래가 살아나면 바로 집을 처분하라고 조언했다.

강우원 세종사이버대 부동산자산경영학과 교수는 “주택을 살 수 있는 실수요층이 감소하고 있어 하락세는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며 “정부도 대규모 택지개발을 토대로 한 기존 주택정책에서 벗어나 지역적 특성과 다양한 수요에 맞춘 정밀한 대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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