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14조 - 현대차 7조… 30대그룹 59조원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7월 27일 03시 00분


코멘트

MB가 “투자않고 있다”고 지적한 대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이명박 대통령이 25일 “대기업들이 현금을 많이 보유하고도 투자를 안 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대기업의 현금 보유량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기업 현금 보유량과 관련한 가장 최근 조사 결과는 대기업 관련 포털사이트인 ‘재벌닷컴’이 1분기(1∼3월) 실적을 기준으로 5일 발표한 자료다. 이에 따르면 공기업과 민영화된 공기업을 제외한 자산순위 30대 그룹의 비금융 계열사가 보유한 현금성 자산(대차대조표상 현금과 단기금융상품을 합한 액수)은 모두 59조297억 원이다. 삼성그룹이 14조3018억 원으로 가장 많고, 현대·기아자동차그룹 7조5777억 원, SK그룹 5조8448억 원, LG 3조498억 원, GS 2조8987억 원 등의 순이다.

기업들이 현금을 쌓아 놓게 된 것은 글로벌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위기관리 경영을 할 수밖에 없었고 마땅한 투자처도 찾기 어려웠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예상치 못한 위기가 언제 어떻게 다가올지 모른다는 생각에 리스크를 안고 투자에 나서기가 부담스러웠던 것. 일부 대기업에서는 인수합병(M&A)에 뛰어들기도 했지만 시장 반응이 좋지 않아 중도에 포기한 경우도 있다. 하이닉스반도체 인수를 추진했던 효성그룹과 대우건설 인수 의사를 밝혔던 동국제강과 STX그룹은 인수 의사를 밝힌 직후 주가가 하락하자 인수 의사를 접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기업들이 현금을 쌓아 두는 것은 비가 안 올 때를 대비해서 저수지에 물을 채워 놓는 것과 같다”며 “단순히 투자를 안 하는 걸 문제 삼을 게 아니고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