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피털 대출상품’ 신용대출 평균금리 32%… 연체땐 44% 치솟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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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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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이 22일 서민경제 현장 시찰에서 지적한 캐피털 회사들의 고금리는 금융계에서 오래전부터 논란이 돼 왔다. 신용도가 낮아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서민들을 상대로 대부업체보다는 낮지만 최고 30%대의 높은 금리를 물려왔기 때문이다.

여신금융협회 및 캐피털업계에 따르면 현재 신용대출 상품을 취급하는 캐피털 회사는 모두 15개. 이들 회사는 표면상으로는 최저 10% 안팎의 금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 평균 신용대출금리는 32%에 이른다.

대기업 계열인 롯데캐피탈의 개인 신용대출 이자율은 최저금리는 12%지만 최고금리는 34.99% 수준이다. 현대캐피탈 역시 최저금리는 7%대지만 최고금리는 39.89%다. 연체라도 하게 되면 이자율은 43.99%까지 올라간다. 여기에 2∼3%인 취급수수료와 중도상환수수료까지 감안하면 대부업체에 육박하는 40%대 후반의 고금리를 물게 되는 셈이다.

캐피털 회사들의 금리만 높은 것은 아니다. 서민들이 은행 문턱을 넘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이용하는 제2금융권의 금리는 업종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웬만한 봉급생활자가 감당하기엔 상당히 벅찬 수준이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용카드사의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신용대출 평균 금리는 24.5%, 저축은행은 33%에 이른다.

캐피털업계는 신용등급이 낮은 서민들을 상대로 영업을 하다 보니 금리가 높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으로 채권 등을 발행해 이자를 주고 자금을 조달한 뒤 여기에 연체율과 마진을 반영해 금리를 정하는데 시중은행에 비해 연체율이 높기 때문에 금리가 비싸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캐피털사의 조달금리가 평균 5% 안팎임을 감안하면 40% 이상의 금리는 지나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금융계 관계자는 “제2금융권 신용대출 연체율이 10%를 넘지 않는 수준인데도 연체율이 15%에 이르는 대부업체와 비슷한 금리를 받는 것은 지나친 면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워 금융 사각지대로 밀려난 서민이 늘면서 고금리를 무릅쓰고라도 돈을 빌리려는 사람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체 신규대출 중 제2금융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6년 말 17%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약 25%인 12조2000억 원으로 급증했다.

정부는 서민들이 저금리로 생계, 창업자금을 마련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지난해 미소금융을 선보인 데 이어 최근 신용등급 6등급 이하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10%대 초반 금리로 대출을 해주는 햇살론을 내놓았다. 하지만 1200만 명이 넘는 6등급 이하 저신용자들에게 고루 혜택이 돌아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다.

이 대통령의 지적에 따라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의 고금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후속조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우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조만간 불합리한 여신 관행과 건전성에 대한 특별 검사에 나설 계획이다. 또 캐피털사를 비롯한 제2금융권의 부실률을 낮추면서 금리 인하를 유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한다는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금융회사의 법정 최고이자율을 44%에서 39%까지 인하하면 제2금융권의 금리도 낮아질 것으로 기대한다”며 “제2금융권의 고금리 문제를 해결할 방안을 찾는 한편 미소금융 햇살론 등 서민 금융상품 공급을 크게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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