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플에 온가족 고통…정당한 비판 좋지만 인신공격 삼갔으면”

동아일보 입력 2010-07-17 03:00수정 2010-07-1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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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많이 하셨죠.”

허정무 감독의 부인 최미나 씨(56)에게 한마디 던지자 그냥 씩 웃으며 넘겼다. 옆에 있던 허 감독은 “솔직히 가족의 반대도 대표팀 사령탑을 그만둔 이유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허 감독은 “당초 대표팀을 맡으면서 월드컵이 끝나면 그만두려고 했다. 대한축구협회에서 계속 맡아달라는 요청에 고민했지만 인터넷에 전혀 근거 없는 내용이 떠돌아다니고 그것 때문에 고통 받는 가족을 보기가 힘들었다”고 전했다.

허 감독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이후 10년 넘게 누리꾼의 댓글을 보지 않았다. 당시 악플에 아픈 기억이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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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을 앞두고 유럽 전지훈련을 갔을 때 아버지가 돌아가셔서 귀국했다 다시 나간 일이 있었어요. 그리고 얼마 후 한일전이 있었는데 1-4로 대패했어요. 그러자 인터넷에 ‘그러니까 네 애비가 죽지’라는 글이 떴어요.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는지…. 그때 이후 댓글은 전혀 보지 않았습니다.”

당시 올림픽대표팀은 프로보다는 대학생이 주를 이뤘다. 유럽 전지훈련을 마친 뒤 대학선수권대회가 열리게 돼 있어 선수들을 풀어줬는데 완전히 녹초가 돼서 돌아왔고 결국 한일전 대패로 이어졌다. 남아공 월드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일부 누리꾼은 ‘허무축구’ ‘허접무’ 등 신조어를 만들어 허 감독을 공격했다.

허 감독은 “이젠 팬들도 성숙해질 때가 됐다. 정당한 비판은 언제든지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근거 없는 인신공격은 사람을 망친다. 최근 연예인 자살이 이어지는 것도 그 연장선이다. 글을 쓰는 사람은 재미로 그냥 한번 던지는 말이겠지만 당하는 사람은 가슴에 대못이 박힌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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