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월드컵]또 다른 MVP ‘족집게 문어’

한우신기자 입력 2010-07-13 03:00수정 2015-05-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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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우승도 맞혀…“학습효과” 분석도
스페인 사업가 “4600만원에 사겠다”
독일 오버하우젠 해양생물박물관에 있는 문어 ‘파울’은 적중률 100%로 월드컵을 마감했다. 독일의 이번 대회 7경기(5승 2패)와 스페인 우승까지 8경기 결과를 다 맞혔다. 이럴 확률은 256분의 1로 0.39%다. 세계 축구 팬들은 ‘파울이 진정한 월드컵 MVP’라는 찬사를 보냈다.

특히 스페인 우승 예언은 입만 열면 틀리는 펠레의 저주(펠레도 스페인 승리 예상)까지 집어삼킨 것이다. 유로 2008에서 독일의 6전 전승(실제 성적은 4승 2패)을 예언하며 적중률 66.7%를 기록했던 것에서 진일보했다.

파울의 예지력을 두고 분석도 잇따랐다. 미국 CNN의 보도에 따르면 펜실베이니아 주 밀러스빌대의 진 보얼 해양생물학 교수는 “파울의 예측 장면을 보니 학습된 임무를 수행하는 것 같았다”며 “유로 2008 때부터 독일 국기를 집도록 훈련받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독일 국기를 선택하지 않은 2경기에 대해선 ‘그럴 수도 있다’고 얼버무렸다.

문어는 해양생물 중 지능이 높은 편이며 기억력도 뛰어나다. 하지만 색맹이다. 따라서 독일 국기에 그려진 세 가지 색의 음영 차이가 만든 선에 유인된 것이라는 분석도 가능하다. 같은 이유로 독일 국기가 아닌 스페인 국기를 집은 것은 스페인 국기의 가운데 줄이 더 굵어 눈에 띄기 때문이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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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 오른쪽 상자를 연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실제로 파울은 독일과 잉글랜드의 16강전을 제외하고는 모두 오른쪽에 있는 상자를 열었다. 이 때문에 수족관 누군가가 이기길 바라는 팀의 국기를 오른쪽 상자에 놓았을 것이라는 음모론도 나왔다. 하지만 확인 결과 국제축구연맹(FIFA)이 경기마다 정한 홈팀, 어웨이팀과 수족관 측에서 정한 왼쪽 상자(홈팀)와 오른쪽 상자(어웨이팀)는 한 경기를 빼고 다 일치했다. 수족관 측에서 국가의 상자 위치를 표시해놓은 문서를 보면 조별리그 첫 경기인 독일-호주전만 달랐다. 묘하게도 파울이 맞힌 8경기 중 독일-호주전을 예측하는 사진과 동영상만 공개되지 않아 의문을 증폭시켰다.

일부에선 뛰어난 분석가가 결과를 예측하고 상자 속에 문어를 유인하는 향신료나 상한 홍합을 넣어 파울의 선택을 조정했다는 주장도 한다.

어떤 분석도 파울의 능력을 완벽하게 설명하지 못한다. 하지만 파울은 완벽했다. 파울은 한 스페인 사업가가 4600만 원에 구입하겠다고 밝히는 등 한껏 상한가다. 문어의 수명은 3년. 2년 반을 산 파울은 어느덧 황혼기에 접어들었다. 벌써부터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 파울의 후계자는 누가 될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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