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연패 패닉’ KIA, 1년새 무슨 일이…

동아일보 입력 2010-07-06 03:00수정 2010-07-06 0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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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신성인 똘똘 뭉쳤던 선수들
동료 못믿는 이기주의로

‘환상 CK포’ 김상현 이탈
최희섭 홀로 분전 역부족

유동훈-손영민 등 철벽 불펜
올해는 ‘블론세이브’ 1위
KIA 조범현 감독
백약이 무효다. 코칭스태프도 교체했고 일부 프런트의 보직 인사도 있었다.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시며 허심탄회하게 얘기도 해 봤다. 하지만 KIA는 지난주에도 연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지난달 18일 SK전 역전패 이후 4일까지 14연패다. 타이거즈라는 팀이 생긴 후 최다 연패다. 4패만 더하면 역사 속으로 사라진 삼미가 1985년 기록한 역대 최다인 18연패와 동률이 된다.

지난해 이맘때 KIA는 투타의 조화 속에 상위권에 올라 있었다. 8월 2일 단독 선두가 된 뒤 한 번도 1위를 빼앗기지 않았고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했다. 과연 1년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현재 KIA의 위기를 키워드로 정리해 본다.

○ 희생 vs 이기주의

지난해 KIA는 희생의 팀이었다. 맏형 이종범부터 그라운드에서 살신성인했다. 타석에서는 팀 배팅을 했고, 설혹 벤치를 지키는 일이 있어도 더 큰 목소리로 팀 동료들을 응원했다. 선수들은 ‘희생 바이러스’에 전염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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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KIA는 이기주의에 휩싸여 있다. 아퀼리노 로페즈는 자신이 등판한 경기에서 팀이 역전을 허용하거나 수비수가 실책을 할 때면 어김없이 공을 패대기치거나 의자를 던지는 등 화풀이를 했다. 개인에 대한 자책을 넘어 팀 동료에 대한 분노의 표출이었다. 에이스 윤석민은 지난달 18일 잘 던지고도 팀이 역전을 허용하자 오른손으로 라커 문을 내리치다 손가락 골절을 당했다. 끈끈했던 지난해의 팀워크는 이젠 찾아보기 힘들다.

○ CK포 vs 최희섭

최희섭-김상현으로 구성된 CK포는 지난해 다른 팀 투수들에게 공포 그 자체였다. 둘은 지난해 67개의 홈런과 227개의 타점을 합작했다. 둘이 함께 홈런포를 가동하는 날 KIA는 거의 대부분 승리했다.

하지만 올해는 김상현이 시즌 초반부터 무릎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며 팀 공격력이 크게 약화됐다. 김상현은 지난달 겨우 1군에 복귀하나 싶더니 25일 두산전에서 주루 플레이 도중 발목을 다쳐 다시 2군으로 내려갔다. 올해 성적은 타율 0.202에 8홈런, 24타점. 최희섭이 14홈런에 56타점으로 분전하고 있지만 둘이 함께 있을 때 나타났던 시너지 효과는 더는 없다. CK포를 받치던 나지완마저 부진해 한 방을 쳐 줄 선수가 없다.

○ 철벽 불펜 vs 최다 블론세이브

지난해 KIA 우승의 요인 중 하나는 유동훈, 손영민, 곽정철이 중심이 된 철벽 불펜이었다. 세 투수가 세이브 기회를 날린 것은 1년 동안 4번(유동훈 3번, 손영민 1번)에 불과했다. 하지만 올해는 사정이 완전히 달라졌다. 지난해 0점대 평균자책에 빛났던 유동훈은 올해 벌써 6차례나 세이브 기회를 날렸다. 8개 구단 투수를 통틀어 블론세이브 1위다. 손영민과 곽정철 역시 각각 4차례와 3차례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이들 셋이 날린 승수만 13승이다. 이 중 반만 건졌어도 KIA는 5할 승률을 기록하고 있었을 것이다.

다른 팀이 일찌감치 올 시즌을 대비할 때 KIA는 조범현 감독의 재계약이 늦어지며 시즌 준비가 늦기도 했다. 트레이드 등을 통한 전력 보강도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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