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수, 천금의 동점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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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3일 05시 45분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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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피스 공격가담 ‘그리스전 리플레이’
골넣는 수비수, 월드컵 2번째 골 작렬


중앙 수비수 이정수(30·가시마 앤틀러스)가 천금의 동점골을 넣으며 한국 축구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라는 역사 창조에 디딤돌을 놓았다.

이정수는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1로 뒤진 전반 38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해 동점골을 뽑아냈다.

프리킥 상황에서 기성용이 문전으로 올린 크로스를 달려들며 헤딩했고, 이 볼이 오른발 맞고 나이지리아의 골문으로 들어갔다. 허정무호에서 곽태휘와 함께 골 넣는 수비수로 이름을 떨친 그는 그리스전 선제골에 이어 월드컵 개인 통산 2호 골을 성공시키며 태극전사 월드컵 한 대회 최다 골(2골) 기록을 보유한 안정환(2002년 월드컵 2골), 홍명보(94년 미국월드컵 2골)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정수의 그리스 전 선제골은 역대 한국대표팀이 월드컵 본선에서 넣은 골 중 가장 이른 시간에 넣은 득점이었다. 2002년 한일월드컵 3∼4위전에서 이을용이 터키를 상대로 전반 9분에 골을 넣었던 대표팀 월드컵 본선 사상 최단시간 득점 기록을 2분 앞당겼다.

아마 시절 공격수로 맹활약했지만 프로에 입문한 뒤 수비수로 변신한 그는 여전히 공격본능이 남아있는 등 세트피스에서 굉장한 장점을 드러내고 있다. 헤딩슛 뿐 아니라 발로도 여러 골을 성공시켰던 그의 공격력이 이번 대회에서 빛나고 있다.

K리그에서 활약할 시절 소속팀에서 코너킥과 세트피스 상황에서 장점을 보였다.

그는 2009년 J리그로 이적하기 전까지 K리그에서 6골을 기록했다. 또한 일본으로 진출해서도 총 7골을 넣으며 ‘골 넣는 수비수’로의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이날 경기에서 득점 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제몫을 다했다.

나이지리아의 투 톱 야쿠부 아이예그베니(에버턴)와 은완코 카누(포츠머스)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하는 공격수들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비록 한국이 이날 경기에서 상대에게 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그의 실수에서 비롯된 장면은 없었다.

프로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고도 유독 대표팀과 인연이 없었던 그는 뒤늦게 허정무 감독의 부름을 받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2008년 3월 월드컵 3차 예선 북한과의 경기를 앞두고 처음으로 호랑이마크가 달린 붉은색 유니폼을 입었다.

이정수는 대표팀에서 꾸준하게 안정된 수비력으로 주전으로 발돋움하며 한국축구를 책임지는 수비수로 성장했다. 그는 A매치 통산 나이리지아 전 포함 28경기에서 출전해 4골을 뽑아내고 있다. 지난해 9월 열린 호주와의 평가전에서 데뷔 골을 기록했던 이정수는 이번 월드컵을 통해 그의 이름 석자를 만천하에 떨쳤다.

더반(남아공)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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