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로 쳐 골인…“일부러 한게 아니야” 할리우드 액션 희생양 카카 퇴장당해 브라질, 같은 심판 오심에 웃고 울고
또 다른 ‘신의 손’의 탄생이었다. 축구가 아닌 핸드볼이었다.
브라질이 21일(한국시간) 요하네스버그 사커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2010남아공월드컵 G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루이스 파비아누(2골), 엘라누(1골)를 앞세워 디디에 드로그바가 1골을 만회하는데 그친 난적 코트디부아르를 3-1로 격파했다. 북한에 이어 코트디부아르까지 따돌리며 승점 6을 확보한 브라질은 포르투갈과의 3차전 결과에 상관없이 16강에 진출을 확정지었다.
‘영원한 우승후보’다운 거침없는 행보. 그러나 뒤끝이 개운치 않다. 1-0으로 앞선 후반 6분, 첫 골을 터뜨렸던 파비아누의 추가골은 명백한 핸들링 파울이었지만 주심은 이를 잡아내지 못했다.
처음 공중볼을 처리할 때 손에 공이 맞았고, 뒤 이어 수비수를 제치며 띄운 공을 다시 처리할 때는 일부러 오른팔을 갖다 대 공을 트래핑했다.
“의도적으로 그런 게 아니다”는 파비아누의 주장과 달리, 충분히 계산된 행동이었지만 스테판 라노이 주심은 휘슬을 불지 않았다. 아일랜드와의 월드컵 지역예선에서 보여줬던 프랑스 티에리 앙리의 ‘신의 손’ 등 역대 오명을 떨쳤던 ‘신의 손’ 계보를 이을만한 장면이었다.
브라질로선 행운이었지만 코트디부아르로선 땅을 칠 노릇이었다.
그래서였을까. 라노이 주심은 ‘오심을 만회하려는 듯(?)’ 또 다른 오심을 범했고, 이번엔 브라질이 피해자였다.
경기 종료 1분전, 라노이 주심은 카카와 부딪힌 코트디부아르의 카데르 케이타의 헐리우드 액션에 속았고, 카카에게 두번째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앞서 한 차례 경고를 받았던 카카는 결국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고 말았다.
오심을 한 심판은 대개 한 팀에만 욕을 먹게 마련인데, 이번은 달랐다. 이례적으로 두 팀 감독은 경기 후 작심한 듯 똑같이 라노이 심판에 대해 비난을 쏟아냈다.
패장인 코트디부아르의 스벤 예란 에릭손 감독은 “파비아누 같은 선수를 그냥 막는 것도 힘든데 손까지 쓰는 걸 봐준다면 말할 것도 없다. (축구가 아니라) 핸드볼이었다. 두 번씩이나 그랬는데…”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현역 때 강력한 태클로 이름을 날렸던 미드필더 출신 브라질 둥가 감독 역시 불만을 토로했다. 카카의 어이없는 퇴장에 할 말을 잃은 듯 “저런 할리우드 액션을 하고도 파울을 받지 않는다면 나 같은 사람이 수비하기에는 참 좋았을 것”이라며 라노이 주심을 비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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