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는 서울/한 도서관 한 책 읽기]책 밖으로 나온 공룡 보자 이아들 “와”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29일 03시 00분


‘다문화 아동’ 소재 동화 각색
서울 대치도서관, 역할극 공연
“책 속 주인공과 대화 재밌어요”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구립대치도서관에서 동화책 ‘어느 날 우리반에 공룡이 전학 왔다’를 원작으로 한 역할극이 열렸다. 색동어머니회 회원들이 역할극을 선보인 뒤 아이들이 직접 참여해 공룡 토토와 치우, 마루 등 등장인물을 연기했다. 변영욱 기자
26일 오후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구립대치도서관에서 동화책 ‘어느 날 우리반에 공룡이 전학 왔다’를 원작으로 한 역할극이 열렸다. 색동어머니회 회원들이 역할극을 선보인 뒤 아이들이 직접 참여해 공룡 토토와 치우, 마루 등 등장인물을 연기했다. 변영욱 기자
《“여러분, 공룡이 과연 세상에서 다 사라졌을까요? 혹시 다 사라지지 않고 어딘가 살아있다고 생각해본 친구는 없나요?” “땅속요! 공룡알이 땅속에 있어요!” 26일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대치동 강남구립대치도서관 문화교양관에서는 공룡 이야기가 한창이었다. 초등학교 교실만 한 크기의 교양관 안은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학부모로 가득 차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강사로 나선 윤경희 색동어머니회장의 질문에 곳곳에서 엉뚱한 대답이 튀어나왔다.》 이날 도서관에서는 동화 ‘어느 날 우리 반에 공룡이 전학 왔다’를 짧은 역할극으로 꾸며보는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2010년 연중기획 ‘책 읽는 서울’ 가운데 ‘한 도서관 한 책 읽기’의 일환으로 기획됐다. ‘한 도서관 한 책 읽기’는 도서관마다 책을 정해 퀴즈, 역할극 등 다양한 행사를 펼치는 프로그램. 올해 주제는 ‘다문화, 함께하는 행복’으로 다문화 관련 책 10권을 선정했다.

‘어느 날 우리 반에…’의 주인공은 녹색 피부를 가진 공룡 토토. 공룡에 관한 이야기로 아이들의 관심이 고조된 뒤 본격적으로 색동어머니회 회원들의 역할극이 시작됐다. 공룡 분장을 한 토토가 앞으로 나서자 아이들은 “귀엽다!”를 연발하며 탄성을 질렀다.

“동네 사람들!! 제 말 좀 들어보세요. 공룡 때문에 우리 아파트 가격이 팍팍 떨어져요. 그러니 공룡을 우리 동네에서 쫓아냅시다!!”

동화는 사람 학교로 전학 온 토토가 같은 반 치우와 친구들의 괴롭힘을 받지만 친구 마루와 마루 아빠의 도움으로 결국 치우와 화해하고 함께 사이좋게 살게 된다는 줄거리다. 동화구연을 전문적으로 배운 색동어머니회 회원들이 때론 우스꽝스럽게, 때론 진지하게 등장인물을 연기하자 아이들은 잡담도 멈춘 채 극에 몰입했다.

“여러분, 여기에서 봤던 공룡은 무엇을 말하는 걸까요? 그냥 공룡일까요, 아니면 우리 주변의 어떤 사람을 가리키는 걸까요?”

“2번요!”

“맞아요, 토토는 피부색도 다르고 생김새도 달라요. 바로 우리 주변에 있는 외국 친구들, 다문화 친구들을 말하는 거예요. 그럼 토토, 일어나보세요. 친구들이 괴롭힐 때 기분이 어땠어요?”

20여 분 연극이 진행된 뒤에는 동화 내용에 관한 질문과 답이 오갔다. 어린이들이 직접 토토와 치우, 마루, 동네사람 등 등장인물을 연기해보기도 했다. 윤 회장은 “역할극을 통해 아이들이 책에 흥미를 느끼고 빨리 받아들인다”며 “스스로 등장인물이 돼보면서 감정이입도 할 수 있고 자기 역할의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연극이 끝난 뒤에는 보고 싶은 친구에게 편지를 써보는 순서가 진행됐다.

서울 대곡초등학교 5학년 김수현 양은 “책이 더 자세하지만 연극은 배경을 잘 보여줘서 이해하기가 쉽고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직접 역할극에 나선 경기 성남시 대하초등학교 3학년 이승미 양은 “직접 연기를 해볼 수 있다는 점이 재미있었고 다문화 친구들을 따돌리면 안 된다는 점을 배웠다”고 말했다. 학부모 김유경 씨(33)는 “무료로 구립도서관에서 이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해 참석했는데 어른인 내가 들어도 유익한 내용이고, 글쓰기까지 함께한다는 점이 좋았다”며 “앞으로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한다면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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