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절단면 V자 사선으로 찢겨진 상태”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4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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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이 본 함미상태

윗부분 주포-부포 그대로

연돌(굴뚝)부분은 사라져 외부폭발 가능성 제기

“원인단정 일러” 신중론도

침몰 17일 만인 12일 수면 위로 드러난 함미의 윗부분은 추적(사격통제)레이더, 주포, 부포(副砲) 등이 대체로 원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군함 전문가들은 육안으로 보이는 부분이 함미의 극히 일부분이어서 폭발 원인을 확정하기 힘들지만 외부 폭발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날 잠시 물 밖으로 드러난 함미 윗부분은 뒤쪽부터 76mm 주포와 40mm 부포가 원상태를 그대로 유지한 채 선명하게 보였다. 하지만 대함미사일인 하푼미사일 2기가 장착된 연돌 쪽 발사대 2개와 어뢰 3기가 담긴 어뢰 발사대 3개가 보이지 않았다. 부포 쪽 하푼미사일 발사대 2개, 어뢰 발사대 3개는 그대로 남아 있었다.

한국해양대 항해학과 공길영 교수(전 국방과학연구소 함정담당관)는 “내부 폭발이 일어났다면 미사일 발사대나 포가 연쇄 폭발해 모두 손상됐을 확률이 높은데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아 (기뢰나 어뢰 등) 외부의 폭발로 손상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훼손된 부분도 상당했다. 함미의 미사일 발사대 앞쪽에 있는 디젤엔진실 상부의 추적레이더 앞에 있어야 할 연돌(굴뚝)은 보이지 않았다. 공 교수는 “유실된 연돌은 폭발의 충격이 전달되거나 함미 침몰 때 해저에 처박히면서 손상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자주국방네트워크 신인균 대표는 “연돌과 추적레이더의 높이가 비슷한데 상대적으로 약한 레이더는 그대로이고 강한 연돌은 찢겨 없어진 것으로 보아 어뢰 등 외부의 폭발로 보인다”며 “수면 위로 일부 드러난 갑판 부근 절단면의 찢어진 듯한 모양으로 미루어 배가 외부 폭발로 V자 사선(斜線)으로 찢겼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함미 수중작업에 참가한 한 잠수사도 “절단면이 울퉁불퉁 찢어진 듯한 모양이었다”고 말했다.

함미는 추적레이더 밑 부분의 출입문 철판도 어딘가에 눌린 듯 충격을 받아 안쪽으로 구부러져 있었다. 함미의 갑판 등 아랫부분은 물 아래 잠겨 확인되지 않았다. 선체의 전체 절단면은 눈으로 정확히 식별되지 않았다. 함미의 일부만 물 밖으로 보이긴 했으나 천안함의 모습은 일각에서 제기한 암초에 의한 절단이나 피로파괴의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윤연 전 해군작전사령관은 “기관실 앞이 갈라졌다면 함미도 물에 뜰 수 있었지만 불행히도 기관실이 잘려 여기 물이 차며 순식간에 함미가 가라앉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해군 제2함대 공보장교 김태호 소령은 “절단면이 거의 보이지 않고, 폭발의 충격이 일정한 형태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어서 현재로서는 폭발이 내부, 외부 어디에서 일어났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 동영상 = 함미 1분만에 ‘급속침몰’…TOD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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