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백의 거대한 구상

  • 입력 2009년 10월 16일 02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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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대현 7단 ● 김형우 4단
본선 4국 4보(68∼86) 덤 6집 반 각 3시간

백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형세를 만회하기 쉽지 않다. 백대현 7단은 좌상에서 뻗어 나온 거대한 흑 대마를 엮는 구상을 하기 시작했다. 도중에 많은 변수가 있어 성공 가능성이 낮지만 여기에 승부를 거는 것이 현실적이다. 백 72가 첫걸음. 흑을 상하로 절단하는 수를 노리기 시작한다. 백 76, 78의 연타가 따끔한 수순. 백의 구상이 무르익고 있다.

그러나 흑은 전혀 눈치채지 못한 채 낙관 무드에 젖어 있었다. 흑 83이 흑의 약점을 지킬 마지막 기회였으나 김형우 4단은 꿈에도 수가 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있었다. 흑 83, 85처럼 실리로 큰 곳을 차지하면 역전은 없다고 믿고 있었다.

흑이 제 발로 함정으로 들어왔다. 이제 백이 결정적 한 방을 날리면 흑을 그로기 상태로 몰아넣을 수 있다. 이 순간 백 86이 놓였다. 뒤늦게 상황을 깨달은 흑은 사색이 됐다가 곧 얼굴이 풀린다. 백 86이 수순착오라는 것을 알게 된 것. 정답은 참고도. 백 1을 먼저 뒀으면 흑이 완벽하게 걸려든다. 백 5까지 패가 나는데 흑의 부담이 커서 견딜 수 없다.

백 7단은 백 86을 먼저 둬도 참고도와 똑같다고 생각한 모양이지만 판이한 결과를 가져왔다. 실전과 참고도의 차이는 무엇인지 다음 보에서 알아보자.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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