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3회 국수전… 느슨한 수

  • 입력 2009년 10월 15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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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백대현 7단 ● 김형우 4단
본선 4국 3보(48∼67) 덤 6집 반 각 3시간

상변 전투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을 수 있을지가 초반 흐름의 관건이다.

전보 마지막 수인 흑 ○가 느슨해 백이 기회를 잡았다. 그런데 평범하게 한 칸 뛴 백 48도 느슨했다. 백은 왼쪽 흑 두 점을 압박하는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참고도를 보자. 백 1의 모자씌움이 흑을 괴롭히는 수. 흑 2로 반발해도 백 3, 5면 흑이 더 피곤하다.

원래 흑은 49의 곳을 먼저 뛰고 백이 48로 받을 때 ○를 둬야 했다. 실전에선 백이 48에 두는 바람에 수순만 바뀌었을 뿐 같은 결과가 나타났다. ‘아차!’ 하는 순간에 기회가 사라졌다. 프로 승부에선 한순간도 방심할 수 없다.

이렇게 되자 흑의 타개가 편해졌다. 백은 뒤늦게 52로 씌웠지만 흑 53으로 어깨 짚어 타개하는 수가 제격. 흑은 57까지 탈출로를 확보한 뒤 61로 귀에 뛰어든다. 백은 순순히 넘겨줄 수밖에 없다. 차단해 봐야 우상 흑이 귀에서 살고 상변 흑도 탈출해 버리면 남는 게 없다. 좌상 귀마저 흑이 차지하자 형세는 흑이 유리해졌다. 백의 확정가는 20여 집에 불과하다. 흑은 하변에 큰 집 모양이 있고 좌상과 우상의 실리도 15집에 육박한다. 흑은 약한 돌도 없어 백이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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