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대통령과 사진 찍었다고 사이버테러 하다니

동아일보 입력 2009-07-31 02:59수정 2009-09-21 2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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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 기숙형 고교인 충북 괴산고 학생과 학교 측이 이달 24일 이명박 대통령이 방문한 뒤 적지 않은 마음고생과 후유증을 겪었다. 학생들이 이 대통령과 함께 양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고 찍은 한 장의 기념사진 때문에 어처구니없는 사이버테러를 당한 것이다. 이 사진이 언론에 공개된 뒤 학교 홈페이지에는 ‘괴산고를 폭파시켜야 한다’ ‘너희들은 뇌가 없냐. MB가 그렇게 사랑스럽냐’ ‘제대로 교육시킨 개마냥 시키는 대로 해야겠죠’ 같은 저열한 글들이 쏟아졌다. 심지어 ‘학생들 과반수가 대통령 오는 것에 찬성했느냐’며 학교 측의 반성을 촉구한 글도 있었다.

학교 측은 악성 댓글이 계속 올라오자 결국 홈페이지에 글쓰기를 중단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괴산고 학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쓴 기념사진 촬영 경위에 관한 글이 등장하자 일부 인터넷 매체와 신문까지 끼어들어 ‘저희가 웃고 싶어서 웃습니까?’라는 제목으로 청와대가 사진을 연출하거나 조작이라도 한 것처럼 몰고 갔다.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사진을 찍은 것은 사진취재기자들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고 한다. 청와대가 사전에 주문했거나 현장에서 개입한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도 일부 세력이 폭언과 야유를 담은 악성 댓글로 학생들의 마음에 상처를 주고 여론을 호도하다니,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설령 청와대 측이 그런 분위기의 사진을 한 번 찍도록 권유했다고 하더라도 그게 그렇게도 못할 일인가.

민주당이 논란에 가세한 것은 더 수준 미달이다. 민주당은 ‘학생들은 마음에 없지만 시켜서 할(찍을)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며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면서 ‘서민을 괴롭히는 것도 모자라 서민을 능멸하는 자칭 서민행보를 즉각 중단하라’는 논평까지 내놨다. 정치풍토가 메말라도 이렇게 메마를 수 있는가. 대통령이 각계 국민의 삶 속으로 찾아가 대화를 나누는 것이 서민 능멸이라면 민생경제입법까지 물리력으로 방해하는 민주당의 행태는 서민 섬기기인가. 제발 말도 안 되는 억지로 국민을 능멸하지 말라. 사이버 테러꾼도 아무리 반정부세력이라지만 조금쯤은 성숙한 자세를 보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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