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세계를 등지고 ‘벼랑 끝’ 택하는 김정일 정권

동아일보 입력 2009-06-15 02:59수정 2009-09-22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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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성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그제 만장일치로 통과시킨 대북(對北) 제재결의 1874호에 대해 ‘우라늄 농축작업 착수’ ‘추출 플루토늄의 무기화’ ‘봉쇄 시도 시 군사적 대응’으로 맞서겠다고 발표했다. 북한을 제외한 191개 유엔 회원국 전체를 적으로 돌리고 ‘갈 데까지 가보겠다’는 무모한 발악이다.

북이 4월 5일 유엔 결의 1718호를 무시한 채 로켓을 발사했을 때 유엔 안보리는 온건한 의장성명으로 대응했다. 저들에게 한 번 더 기회를 주기 위해 채찍의 강도를 낮췄던 것이다. 그런데도 북은 5월 25일 2차 핵실험을 강행해 1874호 결의를 자초했다. 오죽하면 중국과 러시아가 대폭 강화된 제재에 동의했겠는가.

북한 외무성 발표는 또 하나의 금지선을 넘는 중대한 도발이다. 이번 발표로 북은 2002년 10월 미국이 제기한 우라늄 농축 의혹이 사실임을 자인(自認) 또는 스스로 주장하는 형국이다. 우라늄 농축 작업에 착수하겠다는 말은 플루토늄 핵무기에 이어 우라늄 핵무기를 제조하겠다는 선언과 같다. 이로써 북의 핵 개발과 확산을 막기 위해 국제사회가 제재를 강화해야 할 이유가 더 생겼다.

세계는 북한 정권의 평화파괴 행위에도 불구하고 2300만 주민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해 인도적 지원을 계속했다. 그러나 북이 노골적으로 핵무장에 몰두하면 정권에 대한 지원은 물론이고 인도적 지원까지 어려워질 수 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올 4월 이후 대북 식량지원에 나선 국가는 없다고 밝혔다. WFP도 식량 지원을 85%나 감축했다. 세계와 대결하려는 북의 불장난은 김정일 정권에 치명적인 자해(自害)행위이고, 주민을 굶겨 죽이려는 어깃장이다.

북의 막가파식 행보를 막으려면 안보리 결의를 철저히 실천해 잘못을 응징해야 한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유엔 제재를 강력하게 추진할 것”이라면서 “핵 확산 방지를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소형 무기를 제외한 모든 무기 관련 물자의 수출 금지, 무기관련 활동에 흘러들어갈 수 있는 금융거래 전면 차단, 대북 수출입 금지품목 수송 선박에 대한 검색 등 1874호 결의를 15개 안보리 이사국의 노력만으로 완수하기는 어렵다. 모든 유엔 회원국이 동참해야 북을 정상적인 방향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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