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재테크]퇴직연금 어떤 유형 선택할까 고민 중인데

  • 입력 2009년 4월 6일 02시 53분


30대 직장인 ‘안정-공격형’ 배분 뒤 단계적 조정을

[Q] 30세 남자 직장인이다. 회사에서 확정급여(DB)형과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 가운데 어떤 유형을 선택할지 설문조사를 하고 있다. 최근 주가 하락 등 금융시장이급변하는 것을 보면 퇴직연금에 대한 불안한마음도 생긴다. 어떻게 해야 할까.

[A] 퇴직연금제도는 크게 확정급여(DB·Defined Benefit)형과 확정기여(DC·Defined Contribution)형 등 2가지가 있다. DB형은 근로자가 퇴직 후 받을 연금이 사전에 확정돼 있는 반면에 DC형은 연금액은 변할 수 있는 대신 회사가 부담할 부담금이 사전에 확정된다. 다시 말해 DB형은 지급해야 할 퇴직연금이 결정돼 있지만, DC형은 근로자가 직접 수익률을 관리해 운용 결과에 따라 퇴직연금이 달라진다.

그러나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DC형에 가입한 근로자들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실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2008년 퇴직연금시장 현황 분석’에 따르면 DB형은 연 4.3%의 수익률을 낸 반면에 DC형은 0.2%에 그쳤다. 전체 수익률은 3%였다. 평균 20% 이상 손실을 낸 선진국들에 비하면 그나마 괜찮은 성적이다. 하지만 이는 아직까지 많은 근로자가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투자했기 때문이다.

퇴직연금은 일반 투자자금이 아니라 노후를 위한 저축성 자금이라는 것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나이, 여유자산, 금융시장 상황 등을 신중히 고려해 투자대상을 선택해야 한다. 질문자처럼 아직 젊은 근로자는 원리금보장형과 실적배당형을 적절한 비율로 투자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후 단계적으로 조정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반대로 은퇴시기가 많이 남지 않은 고령 근로자는 안전자산에 더 많이 배분해 투자위험을 최소화해야 한다.

또 젊은 근로자라고 해도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다 보면 위험할 수 있다. 단기 수익률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최소 3∼4년, 길게는 10년을 내다보고 투자전략을 짜는 것이 합리적이다. 예컨대 공격형과 안정형, 두 가지 운용방식이 있다고 가정하고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살펴보자. 공격형은 첫해 +70%, 두 번째 해 ―50%, 세 번째 해 +10% 수익을 냈고, 안정형은 그 절반 수준인 +35%, ―25%, +5% 수익을 냈다고 하자. 이들의 3년 수익률을 단순평균하면 공격형은 +10%((70―50+10)/3), 안정형은 +5%((35―25+5)/3)가 나와 공격형이 더 수익이 좋을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과는 그 반대다.

시작할 때 적립금이 100이었다면 공격형은 첫해 170, 두 번째 해 85, 세 번째 해 93.5로 원금도 건지지 못한다. 반면에 안정형은 첫해 135로 늘어난 뒤 두 번째 해에는 101, 세 번째 해에는 106이 된다. 이처럼 안정적인 운용방식이 장기적으로는 유리한 경우가 많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최근 주가하락 속에서 이미 원금까지 손실을 본 근로자가 나타나고 있다. 아직까지 투자경험이 적고, 투자와 관련한 충분한 정보도 가지고 있지 못한 질문자의 경우, 전문가와 상담해 자산운용을 장기적인 관점에서 고민하길 권한다. 요즘처럼 금융시장이 불안할 때는 원리금보장형 상품 중심으로 일정기간 운용하고, 경기상황이 좋아지면 중장기적 관점에서 실적배당형을 포함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허준 삼성생명 퇴직연금연구소 선임연구원

정리=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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