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52기 국수전…백에게 빼앗긴 흐름

  • 입력 2009년 2월 19일 02시 58분


한 판의 바둑에는 밀물과 썰물처럼 반복되는 흐름이 있다. 초반부터 중반까지 흑은 발 빠른 행마를 구사하며 백을 밀어붙였다.

그러나 하변에서 실수를 저지른 뒤 흐름이 바뀌었다. 한번 흐름이 바뀌면 다시 되돌려놓기가 힘들다.

우변 흑은 살아있다. 흑 43, 45로 희생타를 날린 뒤 47로 흑 한 점을 살리면 이곳에서 한 집이 생긴다.

백 48, 54로 끊을 때 흑 55로는 참고도 흑 1로 젖혀 우하 백의 생사를 추궁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백 2, 4처럼 우하 백을 선수로 살리는 수가 있다. 흑 5로 실리에서 큰 이득을 볼 수 있지만 백 6∼10의 수순으로 우하 흑이 죽기 때문에 참고도는 성립하지 않는 그림.

백 58, 60이 놓이자 우상에서 좌하까지 관통하는 거대한 흑대마의 사활도 신경이 쓰인다. 이런 부담이 생기면 큰 끝내기를 차지하기 어려워진다.

결국 백은 뛰어난 마무리로 우세한 흐름을 끝까지 유지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멀쩡했던 흑 대마가 잡히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이후 수순은 총보.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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