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투데이]‘금융위기 불끄기’ 오바마만 쳐다보는 지구촌

  • 입력 2009년 1월 30일 03시 00분


영화 ‘인디아나 존스’는 할리우드 오락 영화의 걸작이다. 1930년대 대공황을 시대적 배경으로 고고학자 인디아나 존스가 모세의 10계명을 보관하고 있다는 성궤(Holy Ark)를 찾는 모험을 그린 영화다.

고고학 박사가 카우보이 복장에 채찍을 휘두른다는 미국식 발상, 관객이 잠시도 안심하지 못하는 모험과 위기의 연속, 게다가 적절한 유머 감각과 미인의 등장은 가족 오락물로서 거의 완벽한 스토리다. 물론 세상을 위기에서 구하는 것은 미국이다. 나치가 성궤를 손에 넣으면 대재앙이 닥치게 되는데 존스 박사가 이 성궤를 멋지게 낚아채면서 인류를 지킨다.

새로 취임한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인디아나 존스’와 같은 임무를 완수해야 한다. 시대적 상황도 같다. 전 세계

가 대공황의 공포에 떨고 있다. 하나의 위기가 해결되면 또 다른 위기가 기다리고 있다.

이제 금융위기가 끝나나 보다 했는데 씨티은행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A)가 다시 흔들렸다. 제2의 금융위기가 올지 모른다

는 불안감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짓누른다. 여기에 중동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고 이란과 북한 핵 문제도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 또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는 중국과의 관계도 정립해야 하고 러시아도 만만찮게 신경 쓰인다.

다행스럽게도 오바마 대통령은 존스 박사와 같이 날카로운 지성을 갖춘 데다‘썩어도 준치’라고 여전히 슈퍼 강국인 미국은 막강한 경제력이라는 채찍도 갖고 있다. 또 존스 박사처럼 모험을 감당할 만큼 젊다.

무엇보다도 최초의 흑인 대통령으로서 조지 W 부시 전 정권이 잃은 미국의 도덕적 우위를 되찾겠다는 목표 의식이 가장 큰 무기다. 그래서 그에 대한 세계의 기대감이 그만큼 크다. 물론 글로벌 경제 문제를 해결할 성궤를 찾는 과정은 험난하다.

곳곳에 함정이 있고 시간도 없다.

그러나 우리에게 대안이 없다. 세계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25%, 세계 소비의 30%를 차지하는 미국이 살아나기 전에는 글로벌 경제의 회복은 요원하고 고통스러운 과정이다. 또 사회주의 종주국인 소련이 붕괴된 지 20년 만에 자본주의 종주국인 미국마저 갑작스럽게 몰락한다면 그 공백을 메우는 작업은 혼돈

과 투쟁으로 가득한 무질서한 과정이 될것이다.

그것은 모든 투자가가 가장 두려워하는 악몽이다. 영화와 같이 해피 엔딩으로 끝맺길 바란다. ‘인디아나 오바마’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이상진 신영투자신탁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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