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장미란, “이제 저를 보고 우는 애들 없어요”

  • 입력 2008년 12월 25일 08시 27분


‘로즈(장미)란’이 활짝 편 한해. 내년에도 장미의 은은한 향기는 계속된다.

장미란은 24일 태릉선수촌에서 만난 자리에서 올 한해의 소감과 새해 계획을 밝혔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세계기록으로 금메달을 따낸 장미란(25·고양시청)이 최고의 한 해를 보낸 것은 주지의 사실. 장미란은 “많은 이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설 수 있었던 것이 올 한해 기쁜 일 중 하나였다”고 밝혔다.

이전에는 큰 체구 때문에 역도여왕을 무서워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나를 보면 우는 아이들까지 있었다”는 것이 장미란의 고백.

하지만 올림픽 이후 장미란의 인간적인 면모가 알려지면서 비로소 많은 이들이 장미의 향기에 취했다. 장미란은 “이제 호감을 가져 주시는 분들이 많고, 특히 어린이 팬들도 늘었다”며 웃었다.

베이징올림픽 기간 중 뉴욕타임스 선정, ‘가장 아름다운 챔피언의 몸매 5인’에 이름을 올린 장미란은 한국 사회의 미의 기준을 다양화시켰다.

올림픽 당시 “내 몸이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고 밝혀 큰 박수를 받았던 장미란은 “(올 한해)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던 분들이 나를 통해 힘을 얻었다면 그것 또한 기쁘다”고 했다.

내년 11월, 고양에서는 역도 세계선수권이 열린다. 세계선수권 3연패중인 장미란에게 4연패의 목표는 당연하다. 여자역도에서 ‘꿈의 기록’이라고 불리는 용상200kg 도전의 의지도 감추지 않았다. 하지만 장미란의 새해계획은 역도에 한정돼 있지 않다.

고려대학교 체육교육학과에 재학중인 장미란은 12월 뉴질랜드 전지훈련 도중 이메일로 ‘스포츠심리학’ 레포트를 제출할 정도로 학구열이 높다.

“나중에 지도자가 되더라도 최소한의 자격은 갖춰야 하지 않겠냐”는 것이 장미란의 속내. 하지만 운동에 매진하느라 그간 출석률은 낮았던 것이 사실이었다.

대학 내에서의 인간관계도 좁을 수밖에 없었다. 아직 그 흔한 MT 한 번 가보지 못했다.

현재 장미란의 친구들은 대부분 중학교 시절 사귀던 벗들이다.

고등학교부터 역도를 시작하면서 이후에는 이렇다할 학창시절의 추억이 없다. 장미란은 “새해에는 학교도 많이 나가고 (과 동료들과) 학업에 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누고 싶다”면서 “대학 졸업식 때는 10명 이상의 사람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이 목표”라며 수줍게 웃었다.

태릉|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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