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카페]모친 영구귀국 SK 김민수 ‘꿈같은 성탄절’

  • 입력 2008년 12월 25일 02시 58분


프로농구 SK 혼혈 신인 김민수(26)는 그 어느 때보다 올 크리스마스를 손꼽아 기다렸다.

아르헨티나에 계시다 영구 귀국한 어머니 김윤숙(54) 씨와 6년 만에 처음으로 함께 보내는 성탄절이기 때문이다.

한국인 어머니와 아르헨티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2002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가방 하나 달랑 들고 한국을 찾았다. 그 후 연말이면 가족 친지와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주위 풍경 속에서 유난히 외로움을 탔다.

김민수는 최근 쉬는 날 서울 강남의 한 백화점에서 어머니 선물로 지갑을 구입해 그 안에 현금을 넣었다. 하도 오래 들고 다녀 해지고 찢어진 어머니의 지갑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기 때문이었다. 어머니는 공장 등에서 근무하며 힘들게 김민수를 뒷바라지하다 3년 전에는 일하던 정육점 절단기에 왼쪽 손가락 하나가 거의 절단되기도 했다.

어머니와의 크리스마스가 더욱 특별한 이유는 또 있다. 남반구인 아르헨티나의 성탄절 즈음은 여름이라 눈은 꿈도 못 꾸고 야외에서 반바지 입고 음식을 먹곤 했다.

“화이트 크리스마스면 좋겠는데…. 엄마 모시고 눈 구경이라도 실컷 했으면 좋겠어요.”

김민수는 25일 KT&G와의 잠실 홈경기에 어머니를 초청했다. 이 경기는 5000장에 가까운 예매표가 모두 팔릴 만큼 뜨거운 관심을 보이고 있다.

“많은 팬 중 엄마도 계신다고 생각하니 더 힘이 나네요. 멋진 플레이를 보여드려야죠.”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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