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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12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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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흑이 유리하지만 고근태 6단의 가슴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운다. 좌하 귀에 침입한 수가 예상보다 힘을 못 쓸 것 같자 고 6단은 후회 섞인 목소리로 읊조린다.
흑이 좌하 귀 침입으로 얻은 대가는 백 한 점(116)을 때려낸 것이지만 백이 122, 124를 기민하게 선수하면서 귀를 크게 지키자 흑의 대차대조표는 ‘적자’로 나타났다.
여기에 흑 127이 착오. 흑 127이나 참고1도 흑 1에 두는 것이 같다고 착각한 것이다. 그러나 큰 차이가 있다. 참고1도 흑 1을 먼저 두면 흑 17까지 백이 수 부족이다.
백이 참고2도처럼 버텨도 흑 13까지 수가 난다. 실전에서 수순을 바꾸는 바람에 전혀 다른 변화가 펼쳐졌다.
백 134로 백이 흑의 턱밑까지 치고 들어왔다. 고 6단도 이런 흐름일 경우 역전당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심호흡을 하고 반상을 들여다본다. “아직 괜찮아”라고 스스로를 다독여보지만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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