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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11월 4일 02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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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철에 햇볕이 쨍쨍 드는 날씨가 계속돼 배추와 무도 풍작(豊作)이다. 농민은 흉년이 들면 수확할 것이 없어서 애가 타지만 농사가 잘되면 값이 떨어져서 걱정이다. 김장철을 앞두고 산지에서 배추와 무 값이 폭락해 농민이 수확을 포기하고 밭을 갈아엎을 지경이다.
경기도와 울산 등에선 지방자치단체와 기업들이 ‘지역 과일 사주기’ 운동을 벌이고 있다. 폭락세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지만 어려운 농촌을 도우려는 정신은 높이 사줄 만하다. 풍년이 들어 값이 싸고 품질이 좋은 해에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것은 건강과 가계(家計), 농촌을 동시에 살리는 길이다. 우리나라 배와 사과의 품질이야 세계시장에서 정평이 나 있다. 올해는 태풍도 없었고 가을 가뭄이 심해 당도는 높고 알은 더 굵다.
그렇지 않아도 중국발 멜라민 공포로 수입식품에 대한 불안감이 만연하다. 중국산 배추와 식재료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김장을 직접 담가 먹겠다는 사람도 늘었다. 식당들도 국산 배추와 무가 이렇게 싸니 굳이 중국산을 쓰지 않아도 될 것이다.
한 식품업체가 지난달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올해 김장을 담그겠다고 한 주부는 10명 중 5명으로 평소보다 많다고 한다. 이왕 김장을 담근다면 ‘배추 한 포기 무 한 개 더 담기’ 운동을 벌여도 좋을 것이다. 김장할 때 싱싱한 배 몇 개를 갈아 넣으면 김치에 시원한 맛이 밴다. 배 한 개에 3000원 할 때는 엄두도 못 냈지만 이렇게 배 값이 쌀 때 계란이나 감자에 배를 넣어 조려 먹는 것도 요즘 누려봄 직한 호사(豪奢)다. 경제가 어려울수록 서로 돕는 정신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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