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CEO여, 기획-실행 동시 수행하는 OSM을 만들라

  • 입력 2008년 9월 27일 03시 00분


글로벌 비즈니스와 스타일의 만남을 주제로 국내 첫 ‘프리미엄 비즈니스 스타일쇼’가 열렸다. 국내 최고 경영 매거진으로 자리매김한 동아비즈니스리뷰(DBR)와 세계적 명품 브랜드인 이탈리아 ‘아.테스토니’가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크하얏트호텔에서 기업 및 컨설팅회사 임원 등 50여 명을 초대해 ‘글로벌 비즈니스 룩’ 강연을 열었다. 삼성 LG GS 현대중공업 등 국내 굴지의 기업 임원들과 맥킨지 타워스페린 딜로이트컨설팅 AT커니 등 컨설팅회사 임원들이 참석했다. 강병기 기자
글로벌 비즈니스와 스타일의 만남을 주제로 국내 첫 ‘프리미엄 비즈니스 스타일쇼’가 열렸다. 국내 최고 경영 매거진으로 자리매김한 동아비즈니스리뷰(DBR)와 세계적 명품 브랜드인 이탈리아 ‘아.테스토니’가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파크하얏트호텔에서 기업 및 컨설팅회사 임원 등 50여 명을 초대해 ‘글로벌 비즈니스 룩’ 강연을 열었다. 삼성 LG GS 현대중공업 등 국내 굴지의 기업 임원들과 맥킨지 타워스페린 딜로이트컨설팅 AT커니 등 컨설팅회사 임원들이 참석했다. 강병기 기자
‘균형성과표’ 창시자 로버트 캐플런 하버드대 교수

전술없는 전략으로 승리할 수 없고

전략없는 전술은 패배 직전의 아우성일 뿐

“성공적인 기업 운영을 위해서는 전략과 운영 시스템을 연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한 부서에서 기획과 실행을 동시에 수행하는 전략전담부서(OSM·office of strategy management)를 만드는 것이 필요합니다.”

BSC(Balanced Scorecardㆍ균형성과표)의 창시자로 유명한 세계적 경영학자 로버트 캐플런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한국 기업에 던진 충고다. 23, 24일 열린 ‘2008 팔라듐 아시아퍼시픽 서밋’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캐플런 교수는 22일 동아일보를 방문해 김재호 사장을 예방하고 반병희 미래전략연구소 소장과 대담을 나눴다.

―올 2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기고한 새 글 ‘경영 시스템 마스터하기’를 통해 기업이 부진한 성과를 내는 가장 큰 이유가 전략과 운영의 불일치라고 지적하셨습니다. 전략과 운영의 불일치는 왜 발생하는 것이고, 어떻게 해야 이런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습니까.

“전략관리와 운영관리 시스템을 연계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이는 마치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것과 같습니다. 모든 부서가 조직 내에서 고유한 기능을 가지는 것은 자기만의 악기로 연주하는 것과 같고, 이를 한데 모아 아름다운 화음을 만들어 내는 것이 성공적 연계를 의미합니다. ‘전술 없는 전략으로는 승리할 수 없고, 전략 없는 전술은 패배 직전의 아우성에 불과하다(Strategy without tactics is the long road to victory. Tactics without strategy is the noise before defeat).’ 저는 이 말이 전략과 운영의 상관관계를 가장 잘 보여주는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전략과 운영 시스템을 성공적으로 연계하려면 한 부서에서 기획과 실행을 동시에 수행하는 전략전담부서를 만들어야 합니다. 많은 기업들이 전략기획 부서는 두고 있지만 그 전략을 실행하는 부서는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로 그런 측면에서 최근 BSC를 사용하거나 도입을 계획 중인 한국 기업이 늘고 있지만 아직 서구 기업만큼 많지는 않습니다. BSC를 도입하려는 한국 기업에 해주고 싶은 조언은 무엇입니까.

“이미 상당수 기업들이 왜 BSC를 도입해야 하고, 어떻게 이를 이용해야 하는지에 관해서는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문제는 최고경영자(CEO)의 결단력과 통찰력입니다. 이는 저희가 통솔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닙니다. CEO는 BSC의 도입과 운영이 재무나 정보기술(IT) 부서의 일이 아닌 CEO 자신의 업무라는 것을 주지해야 합니다. 또 회사 내 전 직원이 회사의 전략과 목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이는 CEO의 가장 중요한 역할 중 하나입니다.”

―BSC의 개념을 잘 이해하고 이를 도입해 우수한 성과를 낸 기업을 사례로 든다면….

“영국 테스코, 인도 인포시스, 일본 미쓰비시은행 등입니다. 특히 15년 전 BSC를 도입한 테스코의 테리 레히 CEO는 ‘BSC가 기업에 미래로 갈 수 있는 자동차의 운전대(steering wheel)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언급했을 정도입니다.

테스코의 40만 직원들은 BSC로 매주, 매월 그들이 어떠한 실적을 달성해야 하는지, 이 실적을 달성하려면 본인이 어떤 점을 개선해야 하는지를 확인합니다. 본사에서는 세계 각지에 흩어져 있는 매장의 현황이 어떤지, 누구를 승진시키고 누구를 해고해야 할지를 바로바로 파악할 수 있고요. BSC를 기반으로 전사적인 경영 시스템을 구축한 셈입니다. 한국의 LG디스플레이는 BSC를 전략 게임으로 만들어 직원들에게 그 중요성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BSC는 숫자와 비율 등 소위 ‘딱딱한’ 내용에 치중하고 있습니다. 위에서 언급하신 경영자의 통찰력이나 문화적 배경과 같은 ‘부드러운’ 요소가 BSC 운영이나 기업 성과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제가 몸담고 있는 하버드대에는 리더십 전문 연구그룹이 따로 있습니다. 그곳에서는 리더십이 개인의 자질이나 성품이 아니라 가르칠 수 있는 항목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BSC의 성공을 위해서도 리더십이 필수적입니다. 15년 전 BSC를 일찍 도입한 미국 기업 2곳이 있었습니다. 공교롭게도 이 두 기업의 경영자는 모두 미군 장교 출신이었습니다. 이분들을 만났을 때 두 사람이 매우 흥미로운 얘기를 들려준 적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전투가 벌어질 때 항상 장군은 뒤에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즉 어떤 장수가 아무리 훌륭한 전략을 짜서 그 전투에서 승리한다 해도 전쟁터 현장에서는 부하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겁니다. 이 때문에 부하들을 전장에 내보내기 전 그들에게 자신의 전략을 충분히 이해시키고, 설령 어떤 상황에서 원래의 전략이 통하지 않더라도 바로 그 자리에서 새로운 계획을 끄집어낼 수 있게끔 부하들을 훈련시켜야 한다는 겁니다.

전쟁터와 마찬가지로 어떤 회사의 모든 매장에 CEO가 항상 있을 수는 없습니다. CEO나 경영진이 없어도 직원이 고객을 응대하고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BSC는 바로 이런 측면에서 경영진이 회사를 운영하는 데 도움을 주는 도구입니다.”

―기업 경영 전략을 아무리 잘 수립해도 외부환경의 영향을 비켜 갈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현재 세계 금융시장의 급변동으로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이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현 상황에서 각국 정부 관계자나 기업 CEO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위기가 위험관리에 대한 새로운 개념을 정립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 그간 많은 CEO들이 금리나 환율 리스크에는 익숙했었지만 주택 가격 하락 리스크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다가 큰 곤혹을 치렀습니다. 이런 부분에서 위험관리에 대한 CEO들의 새로운 이해가 필요합니다. 새로운 위험관리 측정 방법을 개발하고 학습해야 하는 것이죠. 저 역시 이 부분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대담=반 병 희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장

정리=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캐플런 교수는

1940년생인 로버트 캐플런 교수(사진)는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전기공학 석사, 코넬대에서 오퍼레이션 리서치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그가 컨설턴트 데이비드 노턴과 창안한 경영혁신기법 BSC는 재무성과에 치중한 기존 평가 시스템과 달리 재무(Financial), 고객(Customer), 내부 프로세스(Internal Process), 학습 및 성장(Learning & Growth) 등 네 가지 관점에서 기업 성과를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것을 주창하고 있다.

BSC는 현재 경제 전문지 포천의 10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사용하는 세계적인 성과평가 지표로 자리잡았다. 미국 재무부, 국제통화기금(IMF) 등 각국 정부와 국제기관도 이를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기업과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빠르게 보급되면서 진가를 인정받고 있다. 이 두 사람이 함께 저술한 ‘균형성과표(Balanced Scorecard, 1996년)’ ‘전략집중형 조직(The Strategy-Focused Organization, 1999년)’ ‘전략체계도(Strategy Maps, 2004년)’는 경영학계의 대표적 명저로 꼽힌다.

“기업 경영 새 패러다임, SKMS에서 찾아라”

서강대 하영원 교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어떤 문제건 그 문제를 만들어 낸 생각의 수준으로는 풀 수 없다(Problems cannot be solved by the same level of thinking that created them)”는 경구를 남겼다. 아인슈타인은 뉴턴역학의 원칙만으로는 다양한 물리적 현상을 풀어 낼 수 없다는 사실에서 영감을 얻어 이런 말을 한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 아인슈타인은 상대성이론이라는 뉴턴역학보다 한 차원 높은 시각을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이런 관점에 따르면 ‘문제를 풀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투입했는가’보다 ‘얼마나 더 높은 차원의 지식(higher-order knowledge)을 갖고 있느냐’가 문제 해결의 핵심이 된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예컨대 최근 매출이 줄어든 기업이 별생각 없이 인수합병(M&A)을 고려한다고 가정하자. 매출이 줄어드니 M&A를 통해 외형을 키워 보자는 단순한 생각은 M&A 이후 피합병 기업을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신상품이나 시장개발 등 다른 방법은 없는지 등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다. 이런 일차원적 사고로 기업의 성장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필자는 한국 기업의 경영 패러다임 혁명을 위한 단초로서 SKMS(SK Management System)에 주목한다. 비록 완벽하지는 않지만 SKMS는 기업 경영의 원칙과 방법론 등 구성원들이 당면한 문제들을 풀어 나가는 데 도움을 주는 한 차원 높은 지식의 집적체로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MS는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이 자신의 기업경영 경험을 토대로 실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경영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1970년대에 마련해 1979년부터 적용한 경영시스템이다. 사실 우리나라가 절대 빈곤에서 막 벗어나고 있던 1970년대에 최 회장이 지식기반 경제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경영철학을 제창하고 나섰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SKMS의 핵심 목표는 구성원의 두뇌 활용 극대화다. 최 회장은 자본, 기술, 원료 등 다양한 생산 요소 중 사람이 가장 결정적인 요소로 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한다고 생각했다. 특히 사람의 두뇌가 가장 역동적인 요소라고 여겼다.

최 회장의 생각 중 재미있는 부분은 사람이 신체를 활용해 많은 일을 수행할 때는 쉽게 피로를 느끼지만 두뇌를 활용할 때는 그 자체에 재미를 느끼며 오히려 자발적이고(voluntarily) 의욕적으로(willingly)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고 가정한 점이다. 199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SK그룹이 실천에 옮기고 있는 SUPEX(Super Excellence) 추구도 바로 두뇌 활용의 극대화가 가지는 폭발성에 주목했다는 점에서 SKMS와 맞닿아 있다.

보통 SUPEX를 추구하는 상황에서는 우선 구성원이 문제의 성격을 명확히 밝히는 ‘입체적 위치(location) 파악’ 단계를 거쳐 문제 해결의 결정적 역할을 하는 핵심 성공요소(KFS·Key Factor for Success)를 찾아내야 한다. 이어 KFS에 인간으로서 가능하리라고 생각하는 극한치를 찾아내 SUPEX 목표를 설정한 다음 장애 요인을 하나씩 패기 있게 제거하며 목표를 달성해야 한다. 2000년대 들어 SKMS는 SUPEX가 궁극적인 목표지만 구성원들의 피부에 와닿지 않을 정도로 먼 목표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3년 정도의 중기 목표로서 ‘CBA(Challenging But Achievable)’를 추구하는 모델도 개발했다.

전 세계적으로도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기업의 가치관이나 이념뿐 아니라 일 처리 방법에 대해 비교적 구체적인 내용까지 문서화한 경우는 드물다. SKMS는 이런 면에서 매우 독특한 위치를 차지한다. 새로운 항해를 도와줄 나침반 역할을 하는 경영 패러다임을 애타게 찾는 우리 기업들에 SKMS는 상당한 시사점을 던져 준다.

고 최종현 회장 10주기 추모 행사의 일환으로 열린 ‘경영 패러다임 변화와 SKMS의 발전 방향’ 학술 세미나에서 두 편의 논문을 발표한 하영원(사진) 서강대 경영전문대학원 교수가 동아비즈니스리뷰(DBR) 18호(10월 1일자)에 기고한 내용을 간추립니다.

국내 최초의 고품격 경영매거진 ‘동아비즈니스리뷰(DBR)’18호(10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DBR 웹사이트 www.dongabiz.com, 개인 구독 문의 02-721-7800, 단체 구독 문의 02-2020-0685

▼New Wave Spotter/안전만 추구하는 사람 뺨 맞아야

KT경영연구소 미래사회연구센터와 DBR가 ‘대한민국에서 가장 다루기 힘든 까다로운 사진작가’라는 평을 듣는 사진작가 강영호 씨를 인터뷰했다. 광고와 예술의 흐름을 이끌어가는 트렌드 리더로 자리매김한 강 씨가 기업 경영의 화두인 상상력과 창의력, 고객 트렌드에 대한 영감을 얻는 방법 등을 이야기한다.

▼Knowledge@Wharton/변덕쟁이 10대, 뜨겁고 무서운 고객

10대를 주고객으로 하는 기업은 성인 계층을 고객으로 하는 기업보다 불황을 잘 견딜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컨설팅회사 ‘WSL 스트래티직 리테일’의 조사 결과 10대 소비자의 56%가 최근 휘발유 식료품 등의 가격 상승으로 소비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 불황은 어떤 연령대의 소비자도 피해갈 수 없다는 분석이다.

▼회계를 통해 본 세상/공중파 vs 케이블, 뒤틀린 광고전쟁 (HPBM)

케이블TV의 시청률은 컴퓨터로 곧바로 집계되고 광고비는 이에 따라 결정된다. 시청률 경쟁에 따른 부작용도 있지만 케이블TV는 소비자의 기호를 맞추기 위해 노력한다. 공중파TV도 이처럼 정확한 시청률 계산에 따라 광고비를 결정하고 광고주가 원하는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한다. 정확한 평가와 합리적인 보상은 기업을 발전시키는 비법이다.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Owning the Right Risks

최고경영층뿐만 아니라 중간 관리자들이 의사결정을 할 때도 리스크는 항상 내재돼 있다. 따라서 기업 내 모든 관리자는 의사결정에 앞서 경쟁 우위에 도움이 되는 리스크를 확보할 수 있도록 리스크 가치를 평가하고 거래해야 한다. 매킨지가 체계적인 리스크 관리 방법론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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