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카페]갈길 바쁜 원조 ‘녹색기관’ 농진청-산림청

  • 입력 2008년 9월 2일 02시 57분


《얼마 전 이명박 대통령이 ‘저탄소 녹색성장’을 새 국정비전으로 밝혔습니다. 이를 계기로 ‘원조(元祖) 녹색기관’이랄 수 있는 농촌진흥청과 산림청이 관련 분야 연구 사업을 확대하거나 새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농업에 들어가는 에너지나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만만치 않은 양입니다. 2004년 농업에서 배출된 온실가스는 1490만 이산화탄소환산t으로 건설업(248만 t)이나 광업(110만 t)보다 많습니다.》

농진청의 연구는 크게 농업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과 공기 중의 탄소를 식물을 통해 더 많이 토양으로 돌리는 것 두 가지 방향입니다.

농업 생산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줄이는 방법으로 농진청은 비닐하우스에서 난방용으로 쓰는 기름이 연간 135만 kL나 되는 것에 착안해 이를 줄일 수 있는 기술 개발에 들어갔습니다.

지열(地熱)로 비닐하우스에 난방을 공급하는 기술을 개발해 지식경제부의 신재생에너지 보급사업에 반영하려 합니다. 난방기의 폐열을 회수해 온실에 이용하거나 지하수를 단열재처럼 활용해 난방열을 줄이는 기술도 시범사업으로 실시할 계획입니다.

배출된 탄소를 줄이는 방안으로는 겨울철 논에 심을 수 있는 비료작물들을 개발 중입니다. 겨울철에 월동이 가능한 작물을 논에 심었다가 수확하지 않고 그대로 썩게 놔두면 논에 비료를 주는 효과도 있고, 그만큼 탄소를 줄일 수 있다는군요. 논 1ha에 31t의 이산화탄소 감축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산림청은 전국 노는 땅에 나무를 심어 2012년까지 1억5000만 t의 이산화탄소를 추가로 저장할 수 있게 하는 사업을 추진합니다. 해외에도 2017년까지 25만 ha의 나무를 심고 탄소배출권을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산림청은 2일부터 ‘저탄소 행정을 배우자’는 취지 아래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전국 지방자치단체장을 대상으로 하는 ‘기후변화 리더십’ 강의도 시작합니다.

대통령의 말이 아니라도 환경을 감안한 경제성장은 이제 세계적 흐름으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추세에 뒤처지면 국가적으로 상당한 ‘코스트(비용)’도 예상됩니다. 따라서 농진청과 산림청의 움직임을 굳이 ‘대통령 훈시 때문’이라고 냉소적으로 볼 일은 아니겠지요. 다른 분야에서도 탄소와 에너지 절감 연구가 활발히 이뤄졌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장강명 산업부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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