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李 대통령, 지지율 22% 앞에서 고뇌해야

  • 입력 2008년 6월 2일 22시 59분


본보와 코리아리서치센터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해 국민의 22.9%만 ‘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취임 100일의 성적표치곤 참담하다. 다만 국정운영 전망에 대해 ‘지금보다 잘할 것’(46.1%)이라는 낙관론이 ‘지금보다 더 못할 것’이라는 비관론(11.8%)의 4배가량 된다는 것에서 이 대통령은 그나마 위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국민이 이 대통령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접지는 않았다는 뜻이다.

이 대통령이 이런 희망의 불씨를 살려나가려면 지금까지 무엇을 잘못했고, 왜 그런 잘못이 나왔는지에 대한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도처에서 백가쟁명(百家爭鳴) 식의 진단이 나오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이 대통령 본인과 측근 참모들의 생각이다. 대통령부터 당-정-청의 책임 있는 사람들까지 모두가 무엇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진지한 마음으로 반성문을 써 봐야 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와의 어제 회동에서 “당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각계 원로를 두루 만나 여론을 들은 뒤 민심 수습 방안을 제시하겠다”고 했다. 이왕 의견을 듣겠다면 당과 원로들뿐만 아니라 각계각층 국민의 소리도 직접 들어보기 바란다. 야당들의 ‘이 대통령과 야3당 대표의 정치회담’ 제의도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지금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의 고언(苦言)을 경청해야 할 때다.

정부가 한나라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쇠고기 고시’의 관보 게재를 연기한 것은 잘한 일이다. 미국과의 신뢰 문제를 고려한다면 쉬운 결정이 아니었겠지만 지금으로선 국민의 신뢰 회복보다 더 시급한 것은 없다. 적어도 대통령이 각계의 의견을 수렴해 민심 수습 방안을 낼 때까지는 국민과의 충돌을 피하는 것이 옳다.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 한다. 쇠고기 수입 문제도 정녕 다른 해법은 없는 것인지 진지하게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친박연대와 친박무소속 인사들의 한나라당 복당 문제도 박근혜 전 대표 측의 ‘원칙적 일괄 복당’ 수용으로 가닥이 잡히긴 했지만 오래 끌 일이 아니다. 가까이 있는 사람들의 마음조차 얻지 못하면서 어떻게 다수 국민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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