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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8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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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부터 공군은 C-130 수송기가 이착륙 전후 지상에서 이동할 때 엔진 4개 중 2개만 가동하도록 하고 있다.
전체 기름 사용량의 90%를 사용하는 항공유를 한 방울이라도 아끼기 위한 노력이다. 이를 통해 연간 1억4000만 원의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고 공군은 설명했다.
사상 초유의 고유가 행진이 계속되면서 군도 초비상이 걸렸다. 국방부와 각 군은 지난달부터 유류 운용통제계획을 2단계에서 3단계로 상향 조정하고 전기와 가스, 수돗물 등을 절약하기 위한 온갖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다.
공군은 지상 모의훈련 장비를 최대한 이용하고, 출동대기 및 훈련 목적 외에는 항공기 출격을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이런 노력으로 올해 계획됐던 항공유 246만 드럼의 10%인 25만4000드럼(약 400억 원)을 절약할 계획이다. 또 최근 일선 모든 부대에 개인용 PC 절전 프로그램을 깔아 PC를 30분 이상 사용하지 않을 때는 전원이 자동으로 꺼지도록 했다. 공군이 사용하고 있는 PC 프린터의 전원을 1시간만 꺼 놔도 한 해 100만 kW, 1억 원을 절감할 수 있다.
일부 부대는 환풍기와 냉방장비, 가로등에 가동시간을 자동 조절하는 장치를 달아 연간 500만∼800만 원의 전기료를 절감하고 있다. 공군의 일선 부대들은 자전거 타기 운동을 전개하는 한편 매달 ‘승용차 없는 날’을 운영하고 있다.
육군은 올해 사용할 기름 166만 드럼 가운데 11%인 18만 드럼(약 272억 원)을 절약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비슷한 훈련들은 통폐합해서 실시하고, 교육훈련 참가 병력을 줄이는 한편 기름이 많이 들어가는 중장비 동원을 최소화하고 있다. 장병들의 목욕 횟수를 줄이고 군 차량은 10부제를, 개인 승용차는 5부제나 요일제를 시행하고 있다.
해군도 노후 함정의 운항을 통제하고 임무를 마친 뒤 복귀하는 함정은 전속력을 내지 않고 경제속력을 유지하는 등 기름 절약에 발 벗고 나섰다.
해병대는 최근 포병 사격훈련을 가까운 훈련장에서 실시해 중장비의 이동거리를 단축하고 차량 공회전을 금지했다. 또 부대 생활관에 절수형 샤워기를 설치하고, 수도꼭지에 자동 급수장치를 달아 물 소비를 줄이는 노력도 하고 있다.
이 밖에도 각 군은 고효율 형광등을 비롯한 절전형 장치를 설치하는 한편 에너지가 새는 곳을 찾기 위해 정기적으로 누수 및 누유 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방부 관계자는 “모든 부대에 유류절약형 훈련을 하고 가까운 거리는 걸어서 이동하도록 지침을 내렸다”며 “임무 수행과 대비태세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에너지 절약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