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2008 +10&-10]생활속 에너지절약 지혜<6>

  • 입력 2008년 3월 26일 02시 50분


변기 물탱크에 벽돌 하나만 넣어도…

수돗물 10% 아끼면 연간 4024억 절약

물받아 설거지… 누수도 꼼꼼히 체크를

신응배(69) 전 한양대 산업경영대학원장은 날씨에 따라 샤워기 물의 양과 수온을 손수 조절하며 사용한다.

샤워할 때 피부가 따가울 정도로 수압을 높여 사용하면 돈을 물에 흘려보내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는 1982년부터 ‘물 가계부’를 가족과 함께 썼다. 매일 물 사용량을 점검하는 일은 기본. 평소보다 많이 쓴 날은 새는 것이 없나 파악할 정도이다.

이런 습관 덕분에 다른 가정에 비해 물을 평균 30% 정도 아껴 쓴다.

그는 “습관이 붙으면 참 간단하다. 물 절약의 출발은 습관이다”고 얘기한다.

25일 오후 서울 중구 A사우나. 손님 10여 명이 물을 세게 틀어 놓고 면도나 양치질을 하고 있다.

업소 관계자는 “30초마다 자동으로 꺼지는 장치를 했지만 양치질을 하면서 계속 버튼을 누르는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집에서든 사우나에서든 물을 틀어 놓고 면도나 양치질을 하면 최소 30초에 6∼8L의 물이 필요하다. 컵을 이용하면 1L면 충분하다.

설거지도 마찬가지. 수도를 틀어 놓고 15∼20분 정도 설거지를 하면 최소 110L를 사용한다. 미리 물을 받아 놓고 하면 36L면 충분하다. 전국에서 이것만 실천해도 연간 400억 원을 줄일 수 있다.

가정에서 물을 가장 많이 쓰는 곳은 화장실. 변기 물을 한 번 내릴 때마다 평균 15L의 물이 내려간다. 4인 가족이 화장실에서 쓰는 물은 하루평균 300L. 물통이나 벽돌을 넣어 두면 하루 35L 정도 줄어든다.

누수(漏水)를 없애는 방법도 있다.

교사인 김인주(여·40·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 씨는 지난달 변기가 새서 평소보다 배 이상 많은 물을 썼다.

변기 판매업체 관계자는 “변기 물탱크에 물감을 몇 방울 떨어뜨리면 누수가 되는지 알 수 있다”고 조언했다. 15분 정도 지나 변기에 물감이 번지면 물이 샌다고 봐야 한다.

모든 가정이 수돗물을 하루 10% 절약하면 156만 t이 줄어든다. 수돗물 생산비(t당 704원)를 감안하면 하루평균 11억 원, 연간 4024억 원을 절약한다는 계산.

환경부 김두환 수도정책과장은 “하루 수돗물을 10%만 줄여도 부산과 광주에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물이 생기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동원 기자 davi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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