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12월 19일, 유권자 ‘자신의 미래’를 결정하는 날

  • 입력 2007년 11월 25일 22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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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대선 후보 등록이 마감되면 내일부터 22일간의 공식 대선 레이스가 시작된다. 후보들의 미래도, 대한민국의 장래도 유권자에게 달렸다. 그들의 한 표가 결국은 자신들의 내일을 결정한다. 앞으로 5년간 누가 이 나라를 가장 신나는 세상으로 이끌 것인지 가려내야 한다.

그러려면 유권자 각자가 분명한 선택 기준을 가져야 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7, 8명은 후보의 능력과 경력, 정책과 공약을 보고 표를 주겠다고 한다. 옳은 판단이다. 대선은 누가 어떤 국가경영 계획을 갖고 있는지,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능력과 자질은 있는지를 판단하는 주권행사다. 그러나 투표일이 가까워질수록 선거 판은 혼탁해지기 마련이다. 유권자들이 여기에 흔들리지 않으려면 감성(感性) 아닌 이성(理性)으로 표심을 정해야 한다.

유권자의 선택이 얼마나 중요한지는 지난 대선이 잘 말해 준다. ‘김대업 병풍 사건’ 같은 각종 폭로전이 난무하면서 국민의 판단은 흐려졌고, ‘여중생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반미(反美) 촛불시위가 선거운동을 대신했다. 후보의 눈물에 유권자들이 현혹되고, 후보 단일화라는 정치 공학적 짝짓기에 표의 배분이 왜곡됐다. 한마디로 민생의 장래에 대한 정책과 비전이 실종된 선거였다. 그 결과는 지난 5년 국민의 삶이 말해 준다.

노무현 대통령은 그제 해인사 대법회 축사에서 “그동안 제 양심으로 국민을 위해 하고 싶었던 일, 꼭 해야 될 일들을 대부분 이루었다”고 말했다. 퇴임을 겨우 석 달 남기고도 현실과 동떨어진 상황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선진국들과는 정반대로 낡은 이념에 사로잡혀 국정과 민생을 왜곡시킨 것이 그렇게도 잘한 일인가. 자신이 만든 정당은 여당 꼬리표를 떼어 내려고 위장 폐업과 개업을 되풀이했다. 그럼에도 그 당 후보의 지지율은 10%대를 맴돌고 있다.

국정 실패 세력을 표로 심판하는 것은 유권자의 권리이자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그들이 다시 한번 표를 달라고 손을 내밀려면 진심 어린 자기반성과 함께 국정 운영의 새로운 비전과 방안을 내놓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어떻게 하고 있는가. 다른 후보의 흠을 들추는 데 혈안이 돼 있고, 선거 구도를 ‘전쟁 대 평화’ ‘부패 대 반부패’로 몰거나, 통합이니 후보 단일화니 하는 ‘정치 놀음’으로 선거 판을 뒤흔들려는 꼼수에 몰두하고 있다. 어처구니없는 행태다.

누구를 탓하겠는가. 그런 대통령, 그런 국정세력을 뽑은 것은 유권자들이다. 의식 있는 민주시민이라면 다시는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대선 후보들도 현 정권의 국정 실패와 민심 이탈을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자신은 같은 우(愚)를 범하지 않을 비전과 능력이 있는지를 국민에게 보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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